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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관 앰프 vs 클래스 D, 따뜻함과 효율의 과학-오디오앰프의 차이점

두 방식이 계속 공존하는 이유

진공관 앰프는 반도체 앰프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존재했습니다. 트랜지스터가 진공관을 대체한 것은 1960년대 이후의 일이고, 클래스 D 증폭 방식이 오디오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2000년대 이후입니다. 그럼에도 진공관 앰프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효율과 측정 수치에서 현대 반도체 앰프에 밀리면서도 시장이 유지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반대로 클래스 D는 소형화와 효율의 장점으로 빠르게 확산되었지만, 고급 오디오 시장에서는 여전히 진공관이나 클래스 A, AB 방식에 밀리는 인식이 남아 있습니다. 이 인식이 단순한 선입견인지, 아니면 회로 동작 방식의 실질적인 차이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두 방식의 작동 원리를 함께 살펴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진공관 앰프 글로우 빈티지 오디오
진공관 앰프는 관 내부에서 전자가 열전자 방출 방식으로 흐르며 신호를 증폭합니다.
내부에서 빛이 나는 것은 히터 필라멘트가 작동 중이라는 의미입니다.



진공관이 신호를 증폭하는 방식

진공관 앰프에서 신호 증폭은 진공 상태의 관(tube) 내부에서 이루어집니다. 캐소드(cathode)에서 열전자 방출로 생성된 전자가 그리드(grid) 전압의 변화에 따라 제어되며 플레이트(plate)로 흐릅니다. 그리드에 인가된 작은 신호 전압이 플레이트 전류를 크게 변화시키는 원리로 증폭이 이루어집니다.

진공관 앰프에는 출력 트랜스포머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진공관 자체의 출력 임피던스는 수천 옴(Ω) 수준으로 높기 때문에, 일반적인 스피커의 임피던스(4~16Ω)와 직접 연결하면 임피던스 불일치로 전력 전달 효율이 크게 떨어집니다. 출력 트랜스포머는 이 임피던스를 변환하는 역할을 합니다. 트랜스포머 없이 스피커를 직접 구동하는 OTL(Output Transformer Less) 방식도 있지만, 낮은 출력 임피던스를 확보하기 위한 별도의 설계가 필요합니다.

이 구조에서 비롯되는 중요한 특성이 출력 임피던스입니다. 진공관 앰프의 출력 임피던스는 일반적으로 클래스 D나 클래스 AB 반도체 앰프보다 높습니다. 출력 임피던스가 높으면 스피커 임피던스의 주파수별 변화에 따라 앰프의 출력 전압이 함께 흔들립니다. 스피커는 임피던스가 주파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출력 임피던스가 높은 앰프에서는 이 변화가 주파수 응답에 영향을 미칩니다. 어떤 스피커와 연결하느냐에 따라 저역과 중역의 균형이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진공관의 왜곡 스펙트럼

진공관 앰프를 이야기할 때 '따뜻한 소리'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 표현의 기술적 근거는 진공관 특유의 왜곡 스펙트럼에 있습니다.

모든 증폭 소자는 입력 신호를 완벽하게 재현하지 못하고 왜곡을 만들어냅니다. 왜곡이 발생하면 원래 신호에 없던 배음(harmonic) 성분이 추가됩니다. 이 배음이 원래 주파수의 몇 배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홀수 배음과 짝수 배음으로 나뉩니다. 2차 배음은 원래 주파수의 2배, 3차는 3배, 이런 식입니다.

진공관, 특히 3극관(triode)의 왜곡 스펙트럼은 2차 배음이 지배적이고 고차 배음으로 갈수록 급격히 감소하는 구조입니다. 2차 배음은 음악적으로 원래 음의 한 옥타브 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음의 배음 구조와 자연스럽게 섞입니다. 왜곡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음악 신호의 일부처럼 들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디오 업계에서 이를 두고 '음악적인 왜곡'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왜곡 자체가 음색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드문 사례입니다.

5극관(pentode)과 빔 관(beam tetrode)은 3극관보다 출력이 높지만 왜곡 스펙트럼이 다릅니다. 고차 홀수 배음의 비율이 3극관보다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3극관 특유의 부드러운 음색과는 결이 달라집니다. 5극관을 3결(triode-connected) 방식으로 연결해 3극관에 가까운 왜곡 특성을 얻는 설계가 사용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클래스 D의 작동 원리

클래스 D 앰프는 이름과 달리 디지털 앰프가 아닙니다. 신호를 디지털 데이터로 처리하지 않습니다. 입력된 아날로그 신호를 PWM(펄스 폭 변조, Pulse Width Modulation) 또는 PDM(펄스 밀도 변조) 방식으로 변환해 스위칭 소자(MOSFET)를 매우 빠르게 켜고 끄는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이 스위칭 주파수는 보통 300kHz에서 1MHz 이상입니다.

클래스 D 앰프 소형 PCB 방열판
클래스 D 앰프는 스위칭 소자와 LC 필터로 구성되며,
같은 출력에서 진공관 앰프보다 발열이 현격히 적습니다.

스위칭 소자가 완전히 켜진 상태(on)나 완전히 꺼진 상태(off)에서만 동작하기 때문에, 소자 자체에서 소비되는 전력이 매우 낮습니다. 이것이 클래스 D의 높은 효율(90% 이상)의 원천입니다. 클래스 A 앰프의 효율이 이론상 최대 50%,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그 이하인 것과 대조됩니다. 클래스 AB도 효율이 클래스 A보다 높지만 클래스 D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스위칭 후에는 LC 저역통과 필터가 고주파 성분을 제거하고 원래의 아날로그 신호를 복원합니다. 이 필터의 설계가 클래스 D 앰프의 주파수 응답과 부하 특성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출력 필터의 특성은 연결된 스피커의 임피던스와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스피커가 달라지면 주파수 응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클래스 D 앰프에서 스피커 매칭이 중요한 기술적 이유 중 하나입니다.


클래스 D의 왜곡 성질

클래스 D 앰프의 왜곡은 진공관과 성질이 다릅니다. 스위칭 소자의 비선형성과 데드타임(dead time, 상하단 스위칭 소자가 동시에 켜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지연 구간)에서 주로 왜곡이 발생합니다. 데드타임 왜곡은 소신호(저음량) 영역에서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으며, 홀수 배음 성분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측정 수치 기준으로 현대적인 클래스 D 설계는 THD 수치가 매우 낮습니다. 특히 Hypex, Purifi 같은 전문 클래스 D 모듈은 THD+N 수치에서 고급 클래스 AB 앰프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결과를 보여줍니다. 이 수준에서는 왜곡 성분이 가청 임계치 아래에 있기 때문에, 왜곡 스펙트럼의 성질 차이보다 다른 요소들이 청감 차이를 결정합니다.

반면 저가형 클래스 D 설계에서는 스위칭 노이즈가 충분히 억제되지 않아 가청 대역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주파 스위칭 성분이 스피커 케이블과 스피커 자체를 통해 방사되는 문제도 제기됩니다. 이 부분은 출력 필터 설계와 차폐 구조에 달려 있으며, 모듈 품질에 따라 편차가 큽니다.


출력 임피던스와 댐핑 팩터

앰프의 스피커 제어 능력을 이야기할 때 댐핑 팩터(Damping Factor)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댐핑 팩터는 스피커 임피던스를 앰프의 출력 임피던스로 나눈 값입니다. 8Ω 스피커를 기준으로 앰프의 출력 임피던스가 0.1Ω이면 댐핑 팩터는 80이 됩니다.

댐핑 팩터가 높을수록 앰프가 스피커 우퍼의 움직임을 더 효과적으로 제동합니다. 스피커 우퍼가 전기 신호에 반응해 움직인 뒤 관성으로 계속 진동하려는 것을 앰프의 낮은 출력 임피던스가 역기전력을 흡수해 빠르게 멈추게 합니다. 댐핑 팩터가 낮으면 저음이 느슨하게 들리거나 잔향이 과하게 남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진공관 앰프의 댐핑 팩터는 설계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출력 트랜스포머를 사용하는 구조에서는 수 에서 수십 수준에 머물 때가 많습니다. 클래스 D 앰프는 반도체 출력 소자와 낮은 출력 임피던스 덕분에 댐핑 팩터가 수백에서 수천에 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차이가 저역 재생에서 실질적인 청감 차이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댐핑 팩터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는 스피커 케이블의 저항이 개입해 댐핑 팩터의 체감 차이가 줄어들며, 어느 수준 이상에서는 청감 개선이 한계에 다다릅니다. 또한 진공관 앰프의 낮은 댐핑 팩터가 스피커의 임피던스 특성과 상호작용해 의도치 않은 주파수 강조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이것이 특정 스피커와의 매칭에서 '따뜻하고 풍성한 저역'으로 인식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효율과 발열이 만드는 현실적 차이

클래스 D가 오디오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된 가장 큰 이유는 효율입니다. 클래스 A 앰프는 신호가 없는 상태에서도 상당한 전력을 소비하며 발열이 지속됩니다. 수십 와트 출력의 클래스 A 앰프는 사용 중 본체가 상당히 뜨거워지며, 이를 방열하기 위한 방열판이 기기 크기를 키웁니다. 진공관 앰프 역시 히터 필라멘트와 고압 동작으로 인해 발열이 상당합니다.

클래스 D는 90% 이상의 효율로 동작하기 때문에 소비 전력 대비 발열이 매우 낮습니다. 같은 출력 조건에서 방열판 없이 또는 소형 방열판만으로 동작할 수 있어 기기를 소형화할 수 있습니다. Hypex 또는 Purifi 모듈을 탑재한 소형 인티앰프들이 손바닥 크기에 수백 와트의 출력을 제공하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데스크탑 PCfi 환경에서 발열은 단순한 편의 문제가 아닙니다. 책상 위에 놓이는 장비는 열에 노출되는 면적이 제한되고, 좁은 공간에서 발열원이 늘어나면 주변 온도가 올라가 다른 장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 환경에서 클래스 D의 저발열은 실용적인 장점입니다. 반면 진공관 앰프는 히터가 가열되는 시간이 필요하고, 주변 공간에 복사열을 발생시키며, 관의 수명이 유한해 교체 비용과 주기가 발생합니다.


각 방식이 유리한 매칭 조건

진공관 앰프는 능률이 높고 임피던스 곡선이 비교적 완만한 스피커와의 매칭에서 성향이 잘 살아납니다. 능률 90dB/W 이상의 스피커는 적은 출력으로도 충분한 음압을 낼 수 있어 진공관의 제한된 출력 내에서도 헤드룸이 확보됩니다. 혼(horn) 스피커나 풀레인지 드라이버처럼 능률이 높고 크로스오버가 단순한 구성은 진공관 앰프와 자주 조합됩니다.

임피던스 변화가 복잡하거나 능률이 낮은 스피커, 예를 들어 대형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나 저능률 북셀프 스피커는 진공관 앰프로 구동할 때 저역 제어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스피커는 충분한 댐핑 팩터와 높은 순간 전류 공급 능력을 갖춘 반도체 앰프가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클래스 D 앰프는 낮은 임피던스 스피커와의 매칭에서도 출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Purifi 1ET400A 모듈 기반 앰프들은 4Ω 부하에서도 출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출력 필터와 스피커 임피던스 간의 상호작용을 피하려면 스피커의 임피던스 특성을 확인하고 매칭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 방식을 청감에서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이유

진공관 앰프가 클래스 D 앰프보다 따뜻하게 들린다는 표현은 종종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진공관 앰프의 2차 배음 중심 왜곡 스펙트럼, 낮은 댐핑 팩터로 인한 스피커 임피던스와의 상호작용, 출력 트랜스포머의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중역 밀도와 저역 풍성함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설계 의도가 아닌 구조적 부산물이라도, 청취자의 귀에는 하나의 음색으로 통합됩니다.

오디오 앰프 스피커 매칭 데스크탑 시스템
앰프 방식의 차이는 스피커와의 매칭 조건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클래스 D의 낮은 왜곡과 높은 댐핑 팩터는 측정 수치에서 유리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더 좋은 소리로 인식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현대 고급 클래스 D 설계는 청감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만, 진공관 앰프의 왜곡 특성이 만들어내는 음색 경향을 같은 방식으로 재현하지는 않습니다. 두 방식의 차이는 어느 쪽이 원음에 충실한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떤 청감 경향이 자신의 시스템과 취향에 맞는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정리

진공관 앰프와 클래스 D 앰프는 신호를 증폭하는 방식이 구조적으로 다릅니다. 진공관은 2차 배음 중심의 왜곡 스펙트럼과 높은 출력 임피던스가 음색에 영향을 주며, 이것이 '따뜻한 소리'로 인식되는 기술적 근거입니다. 클래스 D는 스위칭 방식의 높은 효율과 낮은 출력 임피던스를 바탕으로 측정 수치와 구동력에서 강점을 보이지만, 왜곡의 성질과 출력 필터 특성이 청감에 영향을 미칩니다.

두 방식 중 하나가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연결할 스피커의 임피던스와 능률, 청취 공간의 환경, 주로 듣는 음악 장르, 그리고 어떤 음색 경향을 선호하는지에 따라 적합한 방식이 달라집니다. 방식을 먼저 고르기보다 시스템 전체의 맥락에서 앰프를 위치시키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 방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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