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타일은 꽤 오랫동안 깨끗함을 유지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줄눈을 보면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검거나 누렇게 변해 있습니다. 타일 자체는 멀쩡한데 줄눈 때문에 주방 전체가 지저분해 보이는 느낌이 드는 것, 많은 분들이 한 번쯤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기름과 수분이 반복적으로 닿는 주방 환경에서 줄눈 오염은 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문제는 어떻게, 어느 시점에, 어떤 방법으로 대응하느냐입니다.
줄눈 관리는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청소로 해결이 되는 단계, 보수가 필요한 단계, 그리고 교체가 필요한 단계입니다. 단계를 잘못 판단하면 청소로 해결될 것을 교체 공사로 키우거나, 반대로 청소를 반복하다가 결국 더 큰 비용을 치르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글에서는 오염 상태에 따른 단계별 접근법과 각 단계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는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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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눈 전용 청소 도구와 세정제 제품 |
줄눈이 더러워지는 이유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줄눈은 타일과 타일 사이의 빈 공간을 채우는 마감재입니다. 주로 시멘트 계열 또는 에폭시 계열 소재로 만들어지는데, 일반 가정에서 많이 쓰이는 것은 시멘트 계열 줄눈입니다. 이 소재는 미세한 기공이 있어서 기름, 수분, 먼지가 스며들기 쉽습니다. 주방에서 조리를 하면 기름 입자가 공기 중에 퍼지고, 이것이 타일과 줄눈 표면에 얇게 쌓입니다. 처음에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이 기름층 위에 먼지가 달라붙고 습기가 반복되면서 점점 짙은 색으로 변해갑니다.
곰팡이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싱크대 주변처럼 물이 자주 튀는 구간에서는 줄눈에 습기가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이것이 곰팡이 번식의 조건을 만들어줍니다. 줄눈 표면이 검게 변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기름 오염인 경우와 곰팡이인 경우가 있어서 대응 방법이 달라집니다. 기름 오염은 알칼리성 세제에 반응하고, 곰팡이는 산성 또는 염소 계열 세제로 제거합니다. 두 경우를 구분하지 않고 같은 방법으로 청소하면 효과가 반감됩니다.
에폭시 줄눈은 시멘트 줄눈에 비해 기공이 없어서 오염에 강합니다. 최근 리모델링 시공에서 에폭시 줄눈이 많이 쓰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러나 에폭시 줄눈도 표면에 기름때가 쌓이는 것은 막을 수 없고, 오래되면 색이 변하기도 합니다. 다만 시멘트 줄눈보다 청소가 쉽고, 곰팡이가 생기는 빈도가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1단계 — 청소로 해결할 수 있는 오염
줄눈 오염이 아직 초기 단계라면 청소만으로 충분히 원래 상태에 가깝게 되돌릴 수 있습니다. 기준은 색이 변하기는 했지만 표면이 매끄럽고, 긁었을 때 가루가 나오지 않으며, 균열이 없는 상태입니다.
베이킹소다와 식초 활용법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베이킹소다 페이스트입니다. 베이킹소다에 물을 조금 섞어 된 페이스트 형태로 만들고, 줄눈 위에 발라둔 뒤 10~15분 후에 칫솔로 문질러 줍니다. 베이킹소다는 알칼리성이라 기름때를 분해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이후 식초를 희석한 물로 헹궈내면 베이킹소다 잔여물도 함께 제거됩니다. 단, 식초는 줄눈 소재를 장기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어서 자주 쓰기보다는 가끔 쓰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줄눈 전용 세정제 활용법
시중에 나와 있는 줄눈 전용 세정제는 기름 오염과 곰팡이에 각각 특화된 제품들이 있습니다. 제품 라벨에서 오염 유형을 확인하고 선택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사용법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세정제를 줄눈에 직접 바르거나 분사하고, 지정 시간 후에 솔이나 칫솔로 문질러 닦아냅니다. 강한 세정제는 환기를 충분히 하고 고무장갑을 착용한 상태에서 사용해야 합니다.
청소 도구 선택
칫솔은 가장 접근하기 쉬운 도구입니다. 좁은 줄눈에 잘 들어가고, 힘 조절이 가능합니다. 좀 더 빠르게 작업하고 싶다면 줄눈 전용 전동 청소 솔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드릴에 장착하는 방식의 솔이 시중에 나와 있는데, 긴 줄눈 구간을 한꺼번에 처리할 때 시간이 크게 줄어듭니다. 스팀 청소기도 효과적입니다. 고온의 스팀이 줄눈 깊은 곳까지 침투해 오염을 불리고, 곰팡이 균을 사멸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세제를 별도로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점에서 환경 부담이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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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킹소다와 칫솔로 줄눈을 청소하는 모습 |
청소 후 관리
청소 후에는 줄눈 표면이 완전히 건조된 뒤에 줄눈 전용 발수 코팅제를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발수 코팅은 줄눈의 기공을 막아 오염이 다시 스며드는 것을 늦춰줍니다. 코팅 효과는 영구적이지 않아서 6개월~1년에 한 번 정도 재도포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이 한 가지 습관만으로도 줄눈 오염 속도가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2단계 — 보수가 필요한 상태
청소를 반복해도 색이 돌아오지 않거나, 줄눈 표면이 부스러지거나, 부분적으로 파여 있는 경우라면 청소를 넘어 보수 단계로 접근해야 합니다. 줄눈이 손상된 상태에서 계속 청소만 하면 오히려 손상이 빠르게 진행됩니다.
줄눈 덧바르기
가장 간단한 보수 방법은 기존 줄눈 위에 줄눈 보수재를 덧바르는 것입니다. 줄눈 보수 펜이나 줄눈 전용 도료를 사용하면 별도 철거 없이 색을 덮고 표면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작업 전에 표면을 깨끗이 청소하고 완전히 건조시킨 상태에서 작업해야 밀착이 잘 됩니다. 이 방법은 줄눈 자체의 구조적 손상이 없고 색상 오염만 있을 때 효과적입니다. 이미 부스러지거나 갈라진 줄눈 위에 덧바르면 시간이 지나면서 함께 떨어집니다.
부분 철거 후 재시공
손상된 부분의 줄눈을 긁어내고 새 줄눈재를 채워 넣는 방식입니다. 줄눈 그라우팅 도구나 작은 오목한 스크래퍼를 이용해 기존 줄눈을 1~2mm 깊이로 긁어냅니다. 이때 타일 가장자리를 긁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줄눈을 긁어내고 나면 먼지와 이물질을 완전히 제거한 뒤, 새 줄눈재를 채워 넣고 고무 헤라로 눌러 마감합니다. 줄눈재가 굳기 전에 표면의 여분을 닦아내는 것이 마무리를 깔끔하게 하는 핵심입니다. 줄눈재가 완전히 건조된 뒤에는 발수 코팅을 추가하면 수명이 늘어납니다.
줄눈 색상을 바꾸고 싶다면 이 단계에서 함께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존 흰색 줄눈을 그레이나 다크 컬러로 바꾸면 타일은 그대로인데 주방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타일 색상과 줄눈 색상의 명도 차이가 클수록 타일 패턴이 강조되고, 비슷한 명도를 유지하면 공간이 조용하고 넓어 보입니다.
3단계 — 교체가 필요한 시점
보수로도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 있습니다. 줄눈 전체가 심하게 부스러지거나, 곰팡이가 줄눈 내부 깊이 침투해 청소와 보수를 반복해도 재발하거나, 줄눈이 타일과 함께 들뜨는 경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전면 교체를 결정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 모두에서 더 효율적입니다.
줄눈 전면 교체는 기존 줄눈을 모두 긁어내고 새 줄눈재로 채워 넣는 작업입니다. 면적이 넓은 경우에는 전동 줄눈 제거 공구를 쓰면 작업 시간이 크게 줄어듭니다. 셀프로도 가능한 작업이지만, 주방 전체 벽면을 한 번에 처리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체력이 필요합니다. 주말 이틀을 잡고 작업하거나, 구간을 나눠서 진행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전면 교체 시에는 에폭시 줄눈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격이 시멘트 계열보다 높지만 기공이 없어서 오염이 스며들지 않고, 곰팡이 발생도 현저히 줄어듭니다. 주방처럼 기름과 수분이 반복적으로 닿는 환경에서는 초기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에폭시 줄눈이 장기적으로 유지 관리 부담을 낮춥니다.
전문 업체에 의뢰할 경우 일반 아파트 주방 기준으로 줄눈 전면 교체 비용은 재료비와 인건비 포함 20만~50만 원 수준입니다. 면적과 줄눈재 종류, 철거 난이도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셀프로 진행하면 재료비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이 크게 줄지만, 타일 손상 없이 기존 줄눈을 긁어내는 것이 처음에는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작은 구간에서 먼저 연습해보고 본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 실수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줄눈 오염을 늦추는 일상 관리 습관
청소와 보수도 중요하지만, 오염이 쌓이는 속도를 늦추는 일상 습관이 관리 부담을 근본적으로 줄여줍니다.
조리 후에는 후드를 충분히 작동시키는 것이 기본입니다. 후드가 기름 입자를 제때 빨아들이지 않으면 주방 전체에 기름막이 쌓입니다. 조리 중에는 물론이고 조리가 끝난 뒤에도 5분 정도 더 가동하면 공기 중 잔류 기름 입자를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싱크대 주변 줄눈은 사용 후 물기를 닦아두는 것만으로도 곰팡이 발생 속도가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물기가 고여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줄눈에 습기가 침투하고 곰팡이 번식 조건이 만들어집니다. 마른 행주나 극세사 천으로 가볍게 닦는 습관 하나가 줄눈 수명을 늘립니다.
주 1회 정도 줄눈 구간을 집중적으로 닦아주는 루틴도 효과적입니다. 전용 세정제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중성 세제를 희석한 물로 칫솔을 이용해 줄눈만 가볍게 문지르고 헹궈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 루틴을 꾸준히 지키면 오염이 줄눈 내부까지 침투하기 전에 표면에서 제거됩니다. 결국 대청소 주기가 길어지고, 보수나 교체 시점도 늦춰집니다.
오염 단계별 대응 요약
오염 초기 — 색이 약간 변했지만 표면이 매끄러운 상태 대응: 베이킹소다 페이스트 청소, 전용 세정제, 스팀 청소기 활용 후 발수 코팅 도포
오염 중기 — 청소로 색이 잘 돌아오지 않고 표면이 거칠어진 상태 대응: 줄눈 보수 펜 또는 줄눈 도료 덧바르기, 손상 부위 부분 철거 후 재시공
오염 심화 — 줄눈이 부스러지거나 곰팡이가 반복 재발하는 상태 대응: 줄눈 전면 철거 후 에폭시 줄눈재로 전면 재시공 검토
정리하며
주방 줄눈은 관리하기 귀찮은 부위이지만, 관심을 두지 않으면 작은 오염이 쌓여 나중에 더 큰 작업을 부르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지금 주방 줄눈 상태가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 먼저 파악하고, 그 단계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 모두를 아끼는 방법입니다.
청소로 해결할 수 있는 상태라면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오염은 기다릴수록 깊어지고, 깊어질수록 해결 방법이 복잡해집니다. 발수 코팅 하나를 추가하는 습관, 조리 후 물기를 닦는 루틴 하나가 줄눈의 수명을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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