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도배는 꽤 자주 첫 번째 선택지로 떠오릅니다. 비용이
과하지 않고, 효과는 눈에 확실히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셀프로 해볼까 싶은 마음이 들면 그다음이 막막합니다. 유튜브 영상을 몇 개 보다 보면 "생각보다 쉽다"는 말과 "이것만큼은 전문가한테 맡겨야 한다"는 말이 동시에
나옵니다. 어느 쪽을 믿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셀프 도배가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어떤 공간이냐, 어떤 벽지를 쓰느냐, 현재 벽 상태가 어떠냐에 따라 결과가 상당히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셀프 도배를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점검해야 할 항목들을 하나씩 짚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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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핑크 벽지로 한쪽 벽만 포인트 마감 한쪽 벽 정도는 시도해볼 만 합니다. |
먼저, 지금 벽면의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도배는 새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기존 벽면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실제로
셀프 도배를 시도해 본 분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문제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기존 벽지가 이미 네다섯
겹으로 쌓여 있는 경우, 표면이 울퉁불퉁하거나 석고보드 이음새가 벌어진 경우, 혹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곰팡이가 있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기존 벽지를 뜯지 않고 그 위에
새 벽지를 바르는 방식은 비용과 시간을 줄여주지만, 덧붙임이 이미 세 겹 이상 쌓인 상태라면 하부의
울음이 표면으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기존 벽지를 벗겨내는 박리 작업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이것 자체가 꽤 힘든 육체 작업이고, 벽면이 손상될
위험도 있습니다.
곰팡이가 있는 벽면은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곰팡이는 표면이 아니라 내부 수분이 원인인 경우가 많아서, 그
위에 새 벽지를 붙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번집니다. 이런 경우에는 방균 처리나 단열 보강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데, 이는 셀프보다는 전문가와 상의하는 쪽이 낫습니다.
합지와 실크, 벽지 종류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집니다
도배 벽지는 크게 합지와 실크
두 가지로 나뉩니다. 이 둘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셀프 시공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합지 벽지는 종이 재질로, 두께가 얇고 가격이 낮습니다. 풀이 마르면서 수축하는 성질이 있어서
이음매를 겹쳐 붙이는 방식(겹침 시공)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소규모 공간이라면 초보자도 어느 정도 시도해볼 수 있는 수준입니다. 단, 찢어지기 쉽고 습기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어서 주방이나 욕실 인근 공간에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실크 벽지는 PVC 코팅 처리가 된 재질로, 표면이 훨씬 두껍고 내구성이 높습니다. 그만큼 시공 방식도 까다롭습니다. 이음매를 맞대어 정확하게 붙이는
맞댐 시공이 필요하고, 패턴이 있는 경우 패턴을 맞추는 작업도 추가됩니다. 풀이 마르기 전에 수정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서, 초보자가 넓은
면적에 실크 벽지를 혼자 작업하면 이음매가 벌어지거나 기포가 생기기 쉽습니다. 아파트 거실처럼 넓고
연속된 면적에 실크 벽지를 붙이는 작업은 사실상 셀프로 권장하기 어렵습니다.
공간의 규모와 구조가 핵심입니다
셀프 도배에서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요소 중 하나는 공간의 크기와 구조입니다. 단순한 직사각형 벽면이 두세 개뿐인 작은 방이라면, 초보자도 합지 벽지를 이용해 충분히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첫 시도에서 방 하나 정도를 혼자 처리하는 데 다섯 시간에서 여섯 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전문 도배사가
같은 공간을 두 시간 이내에 끝내는 것과 비교하면 시간 효율 면에서 차이가 있지만, 그 자체가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반면 창틀이 많은 공간, 코너 처리가 복잡한 구조, 천장 도배가 포함된 경우라면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창틀 주변의 마감 처리는 기술 숙련도가 요구되는 부분이고, 천장 도배는 혼자서는 물리적으로 어렵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서 완성도가
흐트러지면 새 벽지를 붙이고도 공간이 더 어수선하게 보이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구조가 복잡한
공간은 전문 시공을 기본으로 생각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비용을 따져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셀프 도배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비용 절감입니다. 실제로 전문 업체에 의뢰할 경우,
20평대 아파트 기준으로 합지 도배는 재료비 포함 약 100만 원 전후, 실크 도배는 약 200만 원 이상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건비가 1인당 하루 20만~30만 원 수준이고, 보통 두세 명이 함께 작업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셀프로 진행한다고 해서
비용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벽지 재료비 외에도 풀, 헤라, 풀솔, 재단 커터, 사다리
등의 도구를 갖춰야 합니다. 소규모 방 한 칸을 기준으로 재료비만 따지면 2만~4만 원 수준이지만, 도구를
새로 구입하면 초기 비용이 올라갑니다. 실패로 인한 재시공이 필요해지면 오히려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기도 합니다. 첫 셀프 시공은 비용 절감보다는 작업 경험을 쌓는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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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솔부터 헤라, 커터칼까지 셀프 도배에 필요한 기본 도구들 |
셀프가 적합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판단 기준을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셀프 도배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존 벽지가
많이 겹치지 않은 상태이고, 공간이 작고 구조가 단순하며, 합지
벽지를 사용할 계획이고, 천장이나 복잡한 마감 처리 없이 벽면만 교체하는 경우입니다. 여기에 충분한 시간 여유까지 있다면 도전해볼 만합니다.
반면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낫습니다. 벽면에 크랙이 있거나 곰팡이 흔적이 있는 경우, 실크 벽지로 거실이나 전체 공간을 작업해야 하는 경우, 구조가 복잡하거나
창틀이 많아 마감 처리가 까다로운 경우, 그리고 일정이 빡빡해 작업 중간에 멈추거나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도배는 풀이 건조되기 전에 끝내야 깔끔한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면 그만큼 완성도가 떨어집니다.
셀프 도배를 처음 시도한다면
처음 셀프 도배를 시도할 때
많은 분들이 거실부터 시작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눈에 가장 잘 띄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습 삼아 시작하기에는 부담이 큰 공간입니다. 창고나 다용도실처럼
작고 단순한 공간, 혹은 보조 침실처럼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방 하나를 먼저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혼자 작업하기보다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 한 명이 함께하면 작업 속도와 품질 모두 달라집니다. 풀칠한 벽지를 천장 가까이
올려붙이거나 코너 처리를 할 때, 두 명이 함께하면 실수를 줄이는 데 확실한 도움이 됩니다. 도구 역시 무리하게 줄이기보다는 기본적인 것들은 미리 갖추고 시작하는 것이 결과물에 차이를 만듭니다.
마무리하며
셀프 도배는 충분히 시도해볼
수 있는 작업이지만, 준비 없이 시작하면 시간과 비용 모두 예상보다 많이 들 수 있습니다. 지금 집의 벽면 상태를 먼저 살피고, 어느 공간에 어떤 벽지를 쓸지
결정한 다음, 셀프로 할 것인지 전문가에게 맡길 것인지를 정하는 순서가 맞습니다.
처음 시작이 어렵게 느껴지는
건 어느 작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작은 공간 하나에서 경험을 쌓아가다 보면, 다음번에는 조금 더 넓은 공간도 충분히 다룰 수 있게 됩니다.
- Feb 1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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