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던 나의 취향이 일상의 취미로 새겨지는 시간의 기록
세월이 선물한 또 다른 독서
책장 한편에 꽂혀 있던 '꿈꾸는 다락방'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표지는 바래고 모서리는 낡았지만,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같은 책이지만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다가왔습니다. 책장을 넘기며 발견한 20대 시절의 나의 메모들, 형광펜으로 그어진 줄들, 그리고 여백에 적어둔 나의 꿈들. 그것들을 보며 미소 짓다가도, 때론 먹먹해지는 감정을 느낍니다.
독서는 참 신기한 경험입니다.
같은 텍스트를 읽어도 독자의 나이, 경험, 그리고 삶의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니까요. '꿈꾸는 다락방'은 바로 그런 책입니다. 이지성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는 동일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나의 내면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20대 때 이 책을 읽고 밤새 흥분해서 잠을 이루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성공 공식들, 실제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 그리고 꿈을 이루는 구체적인 방법론들이 마치 인생의 치트키를 발견한 것처럼 신비롭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 다시 이 책을 펼치는 심정은 그때와는 사뭇 다릅니다. 설렘보다는 차분함이, 흥분보다는 성찰이, 기대보다는 이해가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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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성 작가의 "꿈꾸는 다락방" 책표지 |
20대에 읽었던 '꿈꾸는 다락방' - 가능성의 불씨를 지피다
꿈의 공식에 매료되다
20대의 나에게 이 책은 말 그대로 '꿈'이었습니다.
R=VD, 즉 Realize(실현) = Vivid(생생함) × Dream(꿈)이라는 공식은 마치 인생의 비밀 코드를 발견한 것처럼 흥분되었습니다. 이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공식은 복잡해 보이는 성공의 세계를 명쾌하게 정리해주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생생하게 꿈을 그리면 이루어진다는 메시지는 당시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방향을 찾지 못하던 나에게 가슴을 뛰게 만들었죠.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지만, 모든 것이 가능할 것만 같았던 그때.
사회 초년생으로서 느끼는 막막함, 선배들과 비교하며 느끼는 초조함, 그리고 빨리 무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조급함. 이 모든 감정들이 뒤섞여 있던 시기에 '꿈꾸는 다락방'은 하나의 명확한 답처럼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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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VD 법칙(이 책의 핵심 공식) |
실천의 열정으로 불타오르다
나는 책에 나온 대로 꿈을 구체적으로 적고, 벽에 붙이고, 매일 아침 되뇌었습니다.
5년 후, 10년 후의 내 모습을 상상하며 비전보드를 만들었고, 성공한 나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수없이 그렸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 비전보드를 보며 "나는 할 수 있다"고 외쳤고, 밤에 잠들기 전에도 성공한 미래의 내 모습을 시각화했습니다.
짐 캐리가 자신에게 1천만 달러짜리 수표를 써서 지갑에 넣고 다녔다는 이야기는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그가 무명 시절, 힘들 때마다 그 수표를 꺼내 보며 자신의 꿈을 확인했고, 결국 그 금액 이상의 출연료를 받는 배우가 되었다는 스토리. 나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실제로 나는 내가 원하는 연봉을 적은 가짜 급여명세서를 만들어 지갑에 넣고 다녔습니다.
오프라 윈프리가 매일 자신의 성공을 확언했다는 이야기, 월트 디즈니가 디즈니랜드를 머릿속에 완성한 후 현실로 구현했다는 이야기는 나에게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이들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이들도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꿈을 생생하게 그렸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메시지. 그것은 20대의 나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열쇠처럼 느껴졌습니다.
성공 사례에 투영된 나의 미래
그때의 나는 이지성 작가가 제시한 성공 사례들을 보며 "나도 할 수 있어!"라고 외쳤습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성공에 대한 갈망이 컸고, 책 속 인물들의 성취가 곧 나의 미래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들의 성공담을 읽으며 나는 이미 성공한 것처럼 기분이 고양되었고, 그 에너지로 하루하루를 살아갔습니다.
모든 것이 선명하고, 단순하고, 희망적이었습니다.
세상은 내 앞에 펼쳐진 백지 같았고, 나는 그 위에 무엇이든 그릴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장애물은 보이지 않았고, 실패의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았으며, 오직 성공만이 눈앞에 있었습니다. 이런 낙관주의는 때로는 무모해 보일 수도 있었지만, 그것이 바로 젊음의 특권이었습니다.
구체성의 함정에 빠지다
책에서 강조하는 '구체성'의 힘도 그때는 단순히 목표 설정 기법으로만 받아들였습니다.
연봉은 얼마, 직급은 무엇, 사는 집은 어디, 타는 차는 무엇. 이런 식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달려갔습니다. 30대에 팀장, 35세에 연봉 1억, 40세에 아파트 구매. 이렇게 명확한 숫자와 타이틀로 꿈을 정의했습니다.
그것이 성공이고, 그것이 꿈을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나는 '무엇'에만 집중했지 '왜'와 '어떻게'는 깊이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목표는 구체적이었지만, 그 목표가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사회가 정해 놓은 성공의 기준인지는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40대 중반에 다시 만난 '꿈꾸는 다락방' - 현실과의 진솔한 대화
복잡한 감정의 교차
그런데 지금 다시 읽은 이 책은 묘하게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여전히 가슴 뛰는 부분이 있지만, 동시에 씁쓸한 미소도 지어집니다.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꿈을 이루기도 했고, 포기하기도 했으며, 때로는 꿈 자체를 잃어버리기도 했으니까요. 어떤 목표는 예상보다 빨리 달성했고, 어떤 꿈은 아직도 진행 중이며, 어떤 것들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생생한 꿈'을 그렸지만 이루어지지 않은 것들도 많았습니다.
노력만으로는 안 되는 것들, 타이밍의 문제, 운의 영역, 그리고 예상치 못한 인생의 변수들을 경험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도 겪었고, 가족의 건강 문제도 있었으며,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커리어의 방향을 수정해야 했던 적도 있습니다.
이루지 못한 꿈들과의 화해
20대 때 꿈꾸던 것 중 일부는 이루었지만, 그것을 이루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대가도 치러야 했습니다.
승진을 위해 가족과의 시간을 희생했고, 목표 달성을 위해 건강을 소홀히 했으며,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때로는 내 가치관과 타협해야 했습니다. 성공의 정상에 올랐을 때, 그곳이 생각보다 외롭고 공허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일부 꿈들은 애초에 내 것이 아니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부모님이 원하던 것, 사회가 성공이라고 규정한 것,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세운 목표들. 그것들을 이루고 나서도 공허함이 남았던 이유는, 그것이 진정으로 내가 원하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깊어진 이해의 지평
하지만 이상하게도, 지금의 나는 이 책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40대의 눈으로 보니, 이 책이 단순히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긍정주의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꿈꾸는 과정" 자체가 주는 의미를 발견했습니다. 책의 핵심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있었고, 성취가 아니라 성장에 있었습니다.
20대 때는 목표 지점만 보였다면, 지금은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가는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책 속에서 강조하는 '간절함'의 의미도 달라졌습니다. 20대의 간절함이 '갖고 싶은 것'에 대한 열망이었다면, 40대의 간절함은 '되고 싶은 사람'에 대한 열망입니다. 무엇을 소유하느냐보다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가치관의 전환
성취보다는 성장, 소유보다는 존재, 인정보다는 의미에 더 무게가 실립니다.
이제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성공보다 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삶이 더 중요합니다. SNS에 올릴 만한 화려한 성과보다 조용히 쌓아가는 내면의 깊이가, 빠른 성공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이 더 가치 있게 느껴집니다.
책을 다시 읽으며 발견한 또 다른 점은, 이지성 작가도 단순히 물질적 성공만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20대 때는 책 속의 성공 사례들, 구체적인 목표 설정 방법론, 그리고 시각화 기법에만 집중했지만, 지금 다시 읽어보니 작가가 진정으로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삶의 주도권'을 갖는 것이었습니다. 수동적으로 주어진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디자인하고 실현해가는 것.
중년에게 들려주는 다른 메시지들
메시지 1: 진정성 있는 꿈의 재발견
지금 이 책이 내게 전하는 첫 번째 메시지는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20대 때처럼 무모하게 꿈꾸라는 게 아니라, 지금의 나, 지금의 상황에서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물으라는 것입니다. 40대는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는 시기이자, 동시에 전반전을 돌아보며 의미를 재정립하는 시기입니다.
어쩌면 20대의 꿈은 사회가 정해준 성공의 기준, 부모님의 기대, 또는 주변의 시선이 만든 것이었을지 모릅니다.
좋은 대학, 큰 회사, 높은 연봉, 넓은 집. 이런 것들이 성공의 척도였고, 나는 그것을 향해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그 중 얼마나 많은 것들이 진정으로 내가 원했던 것일까요?
40대의 꿈은 온전히 나만의 것이어야 합니다.
이제는 다른 사람의 인정보다 나 자신의 만족이, 외적 성취보다 내적 성장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명함에 적힌 직함보다 내가 매일 아침 일어날 때 느끼는 설렘이, 연봉보다 내가 하는 일에서 찾는 의미가 더 중요합니다.
이 나이에 다시 꿈을 꾼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이미 쌓아온 것들이 있고, 지켜야 할 것들이 있으며, 안정을 포기하기가 두렵습니다. 하지만 '꿈꾸는 다락방'은 다시 한번 속삭입니다. 진정한 안정은 외부 환경이 아니라 내면의 확신에서 온다고.
메시지 2: 깊이와 의미의 중요성
둘째, 꿈의 '크기'보다 '깊이'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웁니다.
20대 때는 얼마나 크고 멋진 꿈을 꾸느냐가 중요했다면, 40대에는 그 꿈이 내 삶과 가치관에 얼마나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비전도 좋지만, 내 주변 사람들의 삶에 작은 긍정적 변화를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치 있는 꿈입니다.
책에서 말하는 '생생함'의 의미도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시각적으로 구체적인 이미지를 그리는 것을 넘어, 그 꿈이 내 존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것이 나와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를 생생하게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꿈의 시각화가 단순히 물질적 성과의 이미지가 아니라, 그것을 이루었을 때 느낄 내면의 충만함, 주변 사람들과 나눌 기쁨, 그리고 세상에 남길 긍정적 영향까지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40대에 꾸는 꿈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 유산(legacy)의 개념을 포함합니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남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내 자녀들, 후배들,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 이런 질문들이 꿈의 내용을 더 깊고 의미 있게 만듭니다.
메시지 3: 실패를 포용하는 지혜
셋째, 실패와 좌절도 꿈의 일부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책 속 인물들의 성공담을 읽으면서도, 이제는 그들이 겪었을 보이지 않는 고통, 좌절,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선 용기에 더 주목하게 됩니다. 성공 스토리 뒤에 숨겨진 수많은 실패의 이야기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했던 내면의 힘.
결과보다는 과정에서의 성장, 완성보다는 지속하는 힘에 눈이 갑니다.
20년의 세월은 나에게 "완벽하게 이루어진 꿈"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여정"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가르쳐주었습니다. 때로는 목표를 수정하는 것도, 방향을 바꾸는 것도, 심지어 포기하는 것도 필요한 지혜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40대가 되면 실패에 대한 면역력이 생깁니다.
이미 여러 번 넘어져 봤고,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웠으며, 실패가 끝이 아니라 과정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런 경험은 새로운 꿈을 꾸는 데 있어 오히려 자산이 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행착오를 학습의 기회로 받아들이며, 완벽하지 않아도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됩니다.
메시지 4: 관계와 연결의 가치
넷째, 꿈은 혼자 이루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20대 때는 개인의 성취에 집중했다면, 40대에는 함께 성장하는 것의 가치를 알게 됩니다. 내 꿈이 주변 사람들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내 성장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해집니다.
가족, 동료, 친구들과 함께 꿈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며, 함께 성장해가는 과정이 결과만큼이나 소중합니다.
혼자 빨리 가는 것보다 함께 멀리 가는 것의 가치를 이해하게 됩니다. 내 성공이 다른 사람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성공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나이 듦의 선물 - 지혜와 수용
다른 악보, 다른 곡
'꿈꾸는 다락방'을 20대와 40대에 읽는다는 것은 같은 악보로 다른 곡을 연주하는 것과 같습니다.
음표는 동일하지만, 템포가 다르고, 감정이 다르며, 해석이 다릅니다. 20대의 연주가 빠르고 열정적인 알레그로였다면, 40대의 연주는 깊이 있고 사려 깊은 안단테입니다. 어느 것이 더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각각의 시기에 맞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20대의 나는 이 책에서 '추진력'을 얻었다면, 40대의 나는 '재시작의 용기'를 얻습니다.
이미 많은 것을 경험했고, 때로는 지쳐 있으며, 다시 시작하기에는 늦은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체력도 예전 같지 않고, 리스크를 감수할 여유도 줄었으며, 실패했을 때의 대가도 더 크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다시 한번 속삭입니다.
"꿈을 꾸는 데 나이는 없다"고. 다만 그 꿈의 형태와 의미가 달라질 뿐이라고. 할머니 모지스(Grandma Moses)는 78세에 그림을 시작해서 101세까지 1,500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습니다. 컬럼비아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40대에 '백년의 고독'을 완성했습니다. 늦은 나이는 없습니다. 다만 시작하지 않는 오늘만이 있을 뿐입니다.
질문의 변화
20대의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를 고민했다면, 40대의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목적지보다 여행 방식이, 결과보다 태도가, 성취보다 관계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어떤 자리에 오르느냐보다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느냐가, 무엇을 갖느냐보다 무엇을 나누느냐가, 얼마나 빨리 가느냐보다 얼마나 의미 있게 가느냐가 중요합니다.
20대의 나는 '이루는 것'에 집중했다면, 40대의 나는 '의미 있는 것'에 집중합니다.
체크리스트를 완성하는 것보다 매일을 충실히 사는 것, 큰 성공 하나보다 작은 기쁨 여러 개, 혼자의 승리보다 함께하는 성장에 더 큰 가치를 두게 되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의 쾌감보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매일의 과정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더 소중해졌습니다.
균형과 조화의 발견
40대가 되면서 '꿈꾸는 다락방'의 메시지를 더 균형 있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20대 때는 오직 꿈만을 좇았다면, 이제는 꿈과 현실, 열정과 책임, 개인의 성장과 가족의 행복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노력합니다. 무조건적인 긍정도, 냉소적인 부정도 아닌, 현실적 낙관주의를 갖게 됩니다.
책에서 강조하는 '간절함'도 이제는 다르게 이해합니다.
20대의 간절함이 목마른 갈증 같았다면, 40대의 간절함은 깊은 우물 같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열정은 줄었을지 몰라도, 내면의 확신은 더 깊어졌습니다. 조급하게 결과를 원하기보다,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가는 인내를 배웠습니다.
중년의 꿈꾸는 다락방 -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
꿈의 재정의
그리고 깨닫습니다.
이 책의 진짜 가치는 나이와 상관없이 우리 안에 있는 '가능성'을 일깨운다는 것. 다만 그 가능성을 어떻게 해석하고 실천하느냐는 각자의 인생 경험에 달려 있다는 것을요. 20대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의 메시지를, 40대에게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40대 중반이라는 나이는 어떤 의미에서 인생의 정오입니다.
해가 가장
높이 떠 있는 시간,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뒤에 온 길만큼 남아 있는 시간. 이제는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갈 수 없습니다. 뒤를 돌아보며 의미를 되새기고, 현재를 음미하며, 미래를 조심스럽게 그려나가야 합니다.
지혜로운 실천
'꿈꾸는 다락방'은 바로 이 지점에서 중년의 독자들에게 새로운 힘을 줍니다.
단순히 "꿈을 가져라"가 아니라, "지금의 당신에게 맞는 꿈을 다시 찾아라"고 말합니다. 과거의 꿈을 고집할 필요도, 완전히 포기할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의 나, 지금의 상황에서 의미 있고 실현 가능한 새로운 꿈을 그려가면 됩니다.
이제 나는 책의 방법론을 더 지혜롭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R=VD 공식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 내 삶의 맥락에 맞게 해석합니다. 생생함(Vivid)은 단순히 시각적 이미지가 아니라 내면의 확신을 의미하고, 꿈(Dream)은 소유의 목록이 아니라 존재의 방향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실현(Realize)은 한 번의 성취가 아니라 지속적인 실천을 의미합니다.
새로운 꿈의 목록
책을 덮으며, 나는 다시 꿈을 적어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릅니다. 거창한 성공보다는 매일의 작은 의미들을 적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가족들과 함께 하는 조용한 시간, 일에서 느끼는 작은 성취감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을 나누는 순간, 새로운 것을 배우며 느끼는 설렘.
소중한 사람들과의 깊은 시간도 꿈의 목록에 올립니다.
부모님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 하는 것, 오래된 친구들과의 우정을 소중히 하는 것. 이제는 성공의 척도가 사회적 지위나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의미 있는 관계와 내면의 평화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과의 진솔한 대화도 꿈의 일부입니다.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 나의 강점과 약점을 솔직히 인정하는 것, 실수를 용서하고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갖는 것. 완벽한 사람이 되려는 강박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며 계속 성장해가는 것.
지속 가능한 성장
그리고 나이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꿈꿉니다.
주름이 늘어가는 것, 체력이 예전 같지 않은 것,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쌓여가는 지혜, 깊어가는 통찰, 그리고 너그러워지는 마음을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것. 나이 듦은 상실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성장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내가 떠난 후에도 남을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꿈꿉니다.
거창한 유산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내가 만난 사람들의 마음에 남은 따뜻한 기억, 후배들에게 전해준 작은 지혜, 가족들과 함께 만든 소중한 추억들. 이런 것들이 모여 나의 진짜 유산이 될 것입니다.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치도 꿈의 목록에 있습니다.
돈이나 부동산 같은 물질적 유산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직하게 살아가는 태도,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회복탄력성,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 이런 무형의 자산들을 어떻게 전수할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맺음말: 여전히 꿈꾸는 다락방에서
이것이 지금의 나에게 '꿈꾸는 다락방'이 전해준 새로운 메시지입니다.
20대 때는 이 책이 성공으로 가는 지도였다면, 40대에는 의미 있는 삶으로 가는 나침반이 되어주었습니다. 지도는 목적지를 명확히 가리키지만, 나침반은 방향만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중년의 여정에 필요한 것은 바로 이 나침반입니다.
구체적인 목적지보다 올바른 방향이, 빠른 도착보다 의미 있는 여정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길을 가다가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면 잠시 멈춰 서서 감상할 수 있는 여유, 계획과 다른 길로 가게 되어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함, 혼자가 아닌 함께 걸어갈 동행자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아니,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이 아닐까요? 20대의 나에게는 이 질문이 단순한 수사적 질문으로 들렸겠지만, 40대의 나에게는 확신을 담은 선언입니다. 진정한 성공은 외부의 기준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평화와 만족으로 느껴지는 것입니다.
'꿈꾸는 다락방'을 다시 책장에 꽂으며 생각합니다.
이 책을 10년 후, 50대 중반에 다시 펼친다면 또 어떤 메시지를 발견하게 될까? 어쩌면 그때는 지금보다 더 깊고 다른 의미를 찾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바로 좋은 책의 힘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색바래지 않고, 오히려 독자의 성장과 함께 새로운 가치를 드러내는 것.
지금 이 순간, 나는 여전히 꿈을 꿉니다.
다만 그 꿈의 모습이 20년 전과는 다를 뿐입니다. 더 작지만 더 깊고, 더 조용하지만 더 의미 있으며, 더 현실적이지만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이 꿈들을 하나씩 실현해가는 과정이, 나의 다락방을 채워가는 시간이, 그 자체로 이미 성공이고 행복입니다.
당신도 책장 한편에 꽂혀 있던 '꿈꾸는 다락방'을 다시 꺼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의 당신 나이에, 지금의 당신 경험으로, 지금의 당신 마음으로 다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같은 책이지만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독서의 마법이고, 삶의 지혜이며, 나이 들어가는 것의 선물입니다.
오늘도 GentlemanVibe에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은 취향이 발견되고, 그것이 일상의 단단한 리듬이 되는 과정을 응원합니다.
다른 포스트에서 더 많은 중년의 취미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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