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시작: 나만의 공간이 왜 먼저일까
중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깨닫는 것들이 있습니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지나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집 안 어딘가에 “나를 위한 자리”가 정말로 필요하다는 것 말입니다.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거실에 앉아 TV를 켜보지만,
이상하게도 머리가 맑아지지 않습니다.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만지작거려봐도
쉬는 느낌보다는 그냥 시간이 흘러가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저는 그 질문에서부터 중년의 시작을 다시 써보기로 했습니다.
재테크, 건강관리, 커리어, 여러 계획들보다
먼저 손을 댄 것은 ‘나만의 공간 만들기’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감성적인 공감만이 아니라,
정말로 실행 가능한 방식으로
중년의 나만의 공간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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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의 내방 만들기 어렵지 않습니다. |
1. 방을 고르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 “내가 이 공간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많은 분들이 공간을 만들 때
제일 먼저 “어느 방을 쓸까?”부터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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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책상 하나도 훌륭한 나의 방이 되어집니다. |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필요한 질문은 조금 다릅니다.
- 이 공간에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 이 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가
- 이 공간이 나의 어떤 면을 살려주길 바라는가
예를 들어,
- 책을 읽고 싶다면 → 조용함과 조명
- 음악을 듣고 싶다면 → 소리, 스피커 배치
- 글을 쓰고 기록하고 싶다면 → 책상, 의자, 정돈
- 새로운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면 → 노트북, 책장, 메모 공간
이렇게 활동에 따라 필요한 요소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노트 한 장을 꺼내 이렇게 적어봤습니다.
- “이 방에서만큼은 꼭 하고 싶은 것 3가지”
- “이 방에 들어가면 절대 하지 않으려는 것 3가지”
예를 들어,
- 하고 싶은 것: 책 읽기, 글쓰기, 음악 듣기
- 하지 않으려는 것: 업무 메신저 확인, 끝없는 뉴스 스크롤, 의미 없는 유튜브 시청
이 기준을 정해두고 나니,
어떤 방을 선택해야 할지가 훨씬 선명해졌습니다.
2. 방의 선택: 어떤 공간이 ‘중년의 방’이 될 수 있을까
1) 여분의 방이 있는 경우 – “작은 방 하나를 과감히 나에게”
만약 집에 작은 여분의 방이 하나 있다면
거기가 가장 좋은 출발점입니다.
- 창문이 있는지
- 온도와 습도가 너무 극단적이지 않은지
- 생활 동선과 너무 멀지는 않은지
이 세 가지만 체크해도 기본은 됩니다.
아이 장난감이 쌓여 있거나,
각종 짐들이 쌓인 “창고 같은 방”이라면
오히려 더 좋습니다.
정리의 여지가 있다는 뜻이니까요.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단순합니다.
- 이 방은 앞으로 “아빠의 서재 방”으로 쓰겠다고 마음먹기
- 필요 없는 짐과 꼭 필요한 짐을 나누기
- 바닥을 보이게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기
그 순간, 그 방은 이미
단순한 “짐 보관소”에서
“앞으로 나의 시간을 담을 그릇”으로 성격이 바뀝니다.
2) 여분의 방이 없는 경우 – 침실 한켠에 만드는 ‘데스크테리어 서재’
현실적으로, 방이 남는 집은 많지 않습니다.
아이 방, 부부 침실, 거실, 주방…
이미 역할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럴 때 쓸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데스크테리어’입니다.
아예 방 하나를 차지하는 대신,
침실 한켠에 책상과 작은 책장, 조명만으로
미니 서재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때 중요한 포인트는 두 가지입니다.
- 침대와 시선이 바로 마주치지 않게 배치하기
- 가능하면 책상이 벽을 바라보거나
창문 쪽을 향하도록 둡니다. - 침대와 책상이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으면
쉬고 싶은 마음과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 부딪힙니다.
- 가능하면 책상이 벽을 바라보거나
- 책상 위에는 “지금의 나”를 상징하는 것만 올려두기
- 자주 보는 책 3~5권
- 지금 쓰는 노트 1~2권
- 간단한 필기구, 노트북 정도
- 과거의 서류, 잡동사니, 오래된 물건들은 최대한 치우기
침실 데스크테리어의 핵심은
“좁은 공간 안에 두 개의 모드(휴식/집중)를 나누는 것”입니다.
같은 방 안이지만,
침대에 누워 있을 때와 책상에 앉아 있을 때의
내 마음 상태가 분명히 달라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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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의 내방 만들기는 가족의 방이 새로 생기는것입니다. |
3. 가족의 동의를 얻는 과정: ‘나만의 공간’은 사실 ‘가족의 공간’
여기서 중요한 단계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가족의 동의를 얻는 과정입니다.
중년의 나만의 공간이라고 해서
“아빠만의 이기적인 방”이 되어버리면
집 안의 공기가 미묘하게 틀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순서를 추천드립니다.
먼저 내 생각을 정리해서 설명하기
“내가 요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이 공간에서 이런 것들을 해보고 싶다”
“이 방이 나 혼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가족에게도 이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배우자와의 대화 – ‘빼앗는 공간’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공간’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예를 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방에서 내가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정리도 해보려고 해.
대신 이 공간이 우리 가족의 작은 작업실처럼 쓰였으면 좋겠어.
아이와 책도 읽고, 같이 음악도 듣고, 나중에는 너도 여기서 책을 봤으면 좋겠어.”
아이에게도 설명해주기
“여기는 아빠가 공부도 하고 생각도 정리하는 방이야.”
“하지만 너도 책 읽고 싶거나 그림 그리고 싶을 때 언제든 와도 돼.”
“대신 이 시간에만큼은 아빠가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줄래?”
이 과정이 지나가면,
이 공간은 “아빠만의 방”이 아니라
“가족이 아빠를 통해 함께 머무는 방”이 됩니다.
결국 나만의 공간이라는 것은
가족에게서 떨어지는 공간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더 잘 있기 위해
먼저 나를 정리하는 공간이라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4. 나의 취미이자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공간 만들기
중년의 공간은 단순히 쉬는 방이 아니라,
“다시 배우고, 다시 꿈꾸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방 안에서만큼은
아주 작은 목표들을 세워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한 달에 책 2권 읽기
- 일주일에 하루는 30분 글 쓰기
- 3개월 동안 온라인 강의 한 코스 완주하기
- 좋아하는 음악 앨범을 통째로 듣는 시간 갖기
이렇게 “이 방에서만 하는 작은 습관”들을 정해두면,
공간 자체가 나의 성장을 밀어주는 힘을 갖게 됩니다.
책상에 앉았을 때,
늘 켜게 되는 스탠드,
늘 손이 가는 노트,
늘 펼쳐지는 책 한 권…
이 반복이 쌓이면
어느 순간 중년의 삶이
조금씩 다른 결을 가지게 됩니다.
5. 나만의 공간이 가족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순간들
처음에는 분명 “나를 위해” 만들었던 공간인데,
시간이 지나면 이상하게 이 방이
가족의 행복과도 연결되기 시작합니다.
- 아빠가 혼자 책 읽는 모습을 보며,
아이도 자연스럽게 책을 꺼내 앉게 되는 순간 -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방에서
아이가 색연필을 잡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 - 배우자가 “오늘은 나도 여기서 책 좀 읽고 싶다”고
슬쩍 들어오는 저녁
이런 장면들이 쌓이면,
그 방은 더 이상 개인의 취미 공간이 아닙니다.
“가족이 각자의 방식으로 머물 수 있는 작은 피난처”가 됩니다.
결국,
나만의 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가족과 멀어지기 위한 선언이 아니라,
가족에게 더 따뜻하게 다가가기 위한 준비”입니다.
중년의 시작에서
이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
생각보다 큰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6. 다음 글 예고: “중년의 시작:나만의 공간 만들기-내방꾸미기”
이 글에서는 중년의 나만의 공간을
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에 집중했다면,
다음 글인
「중년의 시작:나만의 공간 만들기-내방꾸미기」에서는
- 실제 서재방 가구 구성 예시
- 예산별 방 꾸미기 전략
- 책상·의자·책장 선택 기준
- 조명, 색감, 소품으로 분위기 바꾸는 방법
같은 더 구체적인 인테리어와 구성 팁들을 다뤄볼 예정입니다.
중년의 시작은 거창한 선언이 아닙니다.
집 안 어딘가 작은 한 켠이라도
“여기는 나를 회복시키는 자리”라고 정해주는 것,
그리고 그 자리를 지키는 작은 습관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 작은 공간이,
결국에는 나의 행복, 가족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전에 작성한 지난 글에서 여러분이 찾던 중년의 멋진 취미들을 더 찾아 보세요.
- 중년의 하이테크 음악 취미: 네트워크 플레이어[feat. WIIM]
- 중년의 독서와 필사 노트: 의미 있는 하루 만들기의 시작, 필사 노트 루틴
- 중년의 커피 취미: 하루를 단단하게 만드는 작은 의식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쫓기보다,
지금까지 그래 오셨듯 새로운 도전과 작은 성취를 통해
하루의 행복을 차근히 쌓아가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멋지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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