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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라폭시 셀프 줄눈, 어려웠지만 1년 후 달랐습니다

솔직히, 셀프치고는 쉬운 자재가 아니었습니다

케라폭시는 셀프 인테리어 자재 중에서 난도가 꽤 높은 편입니다. 2액형이라 정확한 비율로 배합해야 하고, 배합 후 작업 가능한 시간이 짧아서 넓은 면적을 한 번에 처리하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솔직히 처음 몇 판은 제가 원하는 만큼 매끈하게 마무리하지 못했습니다.

1년이 지난 케라폭시 줄눈 시공 욕실 바닥의 전체 상태
1년 뒤에도 이 정도면, 셀프 케라폭시 줄눈 괜찮았습니다


그런데도 이 자재를 선택한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수명이 8년에서 10년으로 알려져 있어서, 1년이나 2년마다 다시 손봐야 하는 다른 줄눈재보다 장기적으로는 훨씬 이득이라고 판단했거든요. 시공 과정이 힘들었던 만큼, 1년이 지난 지금 그 선택이 맞았는지 궁금하실 것 같아 상태를 그대로 공개해보려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부분의 구간은 처음과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만 물이 자주 고이는 자리와 실리콘과 맞닿는 이음매 부위에서는 분명한 변화가 있었는데요, 이 부분까지 숨기지 않고 짚어보겠습니다.

왜 셀프치고 어려운 자재인지, 솔직히 먼저 말씀드립니다

케라폭시가 셀프 시공에서 까다로운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배합 비율이 정확해야 하고, 굳기 시작하는 시간이 빨라서 작업 속도가 늦으면 표면이 거칠어지며, 완전히 굳기까지 물 사용을 제한해야 하는 시간도 길다는 점입니다.

저는 20평대 아파트 욕실 한 곳의 바닥과 벽 하부 줄눈을 셀프로 진행했는데, 배합 후 작업 가능 시간이 생각보다 훨씬 짧더라고요. 정해진 시간 안에 줄눈을 채우고 여분을 닦아내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손이 느린 부분은 표면이 살짝 거칠게 굳어버린 구간도 몇 곳 생겼습니다. 완전 경화까지는 나흘 정도가 걸렸는데, 이 기간 동안 욕실 물 사용을 최소화해야 해서 생활이 꽤 불편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이유로 업체들도 케라폭시는 셀프보다 전문 시공을 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직접 도전한 건, 수명이 긴 만큼 초반 고생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이 판단이 맞았는지는 지금부터 확인해보겠습니다.

1년 후 색상 변화, 실제로 이렇습니다

욕실 배수구 주변 케라폭시 줄눈의 1년 후 광택 저하 디테일
배수구 근처만 살짝 광택이 줄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욕실 줄눈은 전체적으로 처음과 비슷한 짙은 색을 유지하고 있지만, 배수구 주변 구간만 광택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색이 완전히 변했다기보다는 표면 광택이 옅어진 느낌에 가깝습니다.

배수구에서 가까운 줄눈은 물이 자주 고이고 마르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표면 코팅이 조금씩 마모된 것 같더라고요. 반면 배수구에서 떨어진 벽 하부나 건조한 구간은 처음 시공했을 때 사진과 비교해도 거의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그대로였습니다. 이 정도면 8년에서 10년이라는 수명 표시가 과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사실 1년 안에 전체적으로 색이 탁해질 거라 예상했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는 물이 직접 닿는 좁은 구간에서만 변화가 나타나서, 오히려 제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튼튼하게 버텨줬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곰팡이는 어디서 생겼을까요

곰팡이는 욕실 전체가 아니라 샤워부스 코너, 실리콘과 줄눈이 맞닿는 이음매 한 곳에서만 발견됐습니다. 줄눈 자체가 곰팡이에 취약해서라기보다는, 실리콘과 만나는 경계선에서 흔히 생기는 문제에 가까웠습니다.

케라폭시는 방수와 오염 차단 성능이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줄눈 표면 자체에는 곰팡이 흔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문제는 실리콘 시공 초기에 그 경계 부분을 완벽하게 밀착시키지 못했던 것 같은데, 그 미세한 틈으로 습기가 스며들면서 작은 반점이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케라폭시의 문제라기보다는 시공 당시 제 마감 실력 부족이 원인이었다고 보는 게 정확할 것 같아요.

이 부위를 제외하면 욕실 어디에서도 곰팡이나 검은 얼룩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신축 아파트 기본 시공재인 백시멘트가 다공질이라 오염을 스펀지처럼 흡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케라폭시로 바꾼 이후 이 정도로 깨끗하게 유지된다는 게 저도 꽤 인상 깊었습니다.

재시공이 필요한 시점 판단

전체 재시공은 전혀 필요하지 않은 상태이고, 딱 한 곳 샤워부스 코너 이음매만 부분 보수가 필요합니다. 다른 구간은 앞으로 몇 년은 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재시공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간단합니다. 줄눈 표면을 손끝으로 눌러봤을 때 단단하게 버티는지, 색이 국소적으로만 변했는지, 곰팡이가 표면 자체에서 시작됐는지 이음매에서 시작됐는지를 보시면 됩니다. 저희 집처럼 이음매 부위에서만 문제가 생겼다면 줄눈 전체가 아니라 그 부분 실리콘만 걷어내고 다시 시공하면 되므로, 비용과 시간 부담이 훨씬 적습니다.

부분 보수는 실리콘 한 튜브면 충분해서 재료비로는 5천 원 안팎이면 끝나는 수준입니다. 전체 재시공을 걱정하고 계셨다면, 이 정도 결과라면 크게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셀프 자재비 vs 업체 견적, 1년 뒤에도 이득일까요

샤워부스 코너 실리콘과 케라폭시 줄눈 이음매의 미세한 곰팡이 흔적
곰팡이는 딱 이 이음매 한 곳에서만 나타났습니다


셀프로 진행했을 때 자재비는 13만 원이었고, 같은 범위를 업체에 맡겼다면 견적은 대략 80만 원 선이었을 것으로 파악됩니다. 절감액은 약 67만 원, 절감률로는 84% 정도예요.

다만 이 절감액에는 제가 겪은 시공 난이도와 시간 투자는 포함되지 않은 숫자입니다. 배합 실수로 버린 자재, 작업 속도를 못 맞춰서 거칠어진 몇몇 구간, 나흘간의 물 사용 제한까지 감안하면 순수하게 돈으로만 비교하기는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저는 이 선택에 만족하는 쪽입니다.

업체 시공이었다면 배합 실패나 표면 거칠어짐 같은 문제는 애초에 없었을 겁니다. 대신 80만 원이라는 초기 비용을 그대로 지불해야 했겠죠. 결국 이 선택은 돈을 아낄지, 시공 과정의 스트레스를 아낄지를 정하는 문제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케라폭시 셀프, 누구에게 맞을까요

케라폭시 셀프 시공은 아무에게나 권하기는 조심스러운 작업입니다. 아래 기준에 해당하시는 분이라면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 2액형 배합처럼 정밀한 작업을 인내심 있게 해내실 수 있는 분에게 적합합니다
  • 시공 후 나흘 정도 욕실 물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생활 여건이 되셔야 합니다
  • 실리콘과 줄눈이 맞닿는 이음매 마감에 특히 신경 쓰실 수 있다면 곰팡이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 장기간 거주 예정이라 8년 이상 유지되는 내구성이 실제로 의미 있는 분에게 유리합니다
  • 배합이나 시공 속도에 자신이 없다면 케라폭시보다는 셀프 난도가 낮은 폴리우레아 계열을 먼저 고려하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1년을 지켜본 결과로 말씀드리면, 시공 과정의 고생은 분명히 있었지만 그 고생만큼의 결과는 확실히 돌아왔습니다. 욕실 줄눈 때문에 계속 고민 중이셨다면, 이 정도 내구성과 이 정도 절감액이라면 도전해볼 이유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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