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과 복원 사이: MQA가 제안하는 고해상도 스트리밍의 구조
MQA(Master Quality Authenticated)는 2014년 영국의 메리디안 오디오(Meridian Audio)가 개발하고 독립 법인화한 오디오 코덱 기술이다. 등장 이후 오디오 업계에서 이보다 더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기술은 드물다. 지지하는 측은 CD 수준의 파일 크기로 스튜디오 마스터 품질을 전달하는 혁신이라고 주장하고, 비판하는 측은 손실 압축을 무손실로 포장한 마케팅이라고 반박한다. 이 논쟁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MQA가 기술적으로 어떻게 동작하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찬반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메커니즘 자체를 들여다보는 것이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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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의 신호 안에 접혀 있는 고해상도 데이터. MQA는 그것을 단계적으로 펼쳐낸다고 주장한다. |
MQA의 핵심 개념: 오리가미 구조와 데이터 접기
MQA의 개발자 밥 스튜어트(Bob Stuart)는 이 기술의 핵심을 오리가미(Origami)에 비유했다. 종이접기처럼 고해상도 데이터를 여러 겹으로 접어 작은 크기 안에 담고, 재생 시 단계적으로 펼쳐 원래의 고해상도 신호를 복원한다는 개념이다. 기술적으로 MQA 인코딩은 원본 고해상도 음원(예: 96kHz/24bit 또는 192kHz/24bit)을 처리하여 CD와 호환되는 44.1kHz 또는 48kHz, 24bit 기반의 파일로 압축하면서, 그 안에 고해상도 정보를 암호화하여 숨겨두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MQA 인코더는 원본 신호의 가청 대역 정보를 하위 비트에 우선 배치하고, 초고역 정보는 상위 샘플링 레이트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하위 비트 영역에 스테가노그래피(Steganography, 데이터 은닉) 방식으로 삽입한다. 이 파일은 MQA를 모르는 일반 플레이어에서는 표준 PCM 파일로 재생되고, MQA 디코더가 있는 환경에서는 숨겨진 데이터를 추출하여 더 높은 해상도로 복원된다. 이 다단계 복원 과정이 언폴딩(Unfolding)이다.
언폴딩의 단계: 1단계와 2단계 복원의 차이
MQA 재생은 단계별로 이루어지며, 어디까지 복원하느냐에 따라 최종 음질이 달라진다. 1단계 언폴딩은 소프트웨어로 처리할 수 있는 범위로, MQA 지원 플레이어(Tidal 앱, foobar2000의 MQA 플러그인 등)가 압축된 데이터를 88.2kHz 또는 96kHz 수준으로 펼친다. 이 단계에서 MQA 파일은 CD보다 높은 해상도로 재생되지만, 아직 원본 마스터의 전체 해상도에는 도달하지 못한다.
2단계 언폴딩, 즉 풀 렌더링(Full Rendering)은 MQA 인증을 받은 하드웨어 DAC가 수행한다. 하드웨어 렌더러는 1단계 언폴딩 후 남아 있는 나머지 고해상도 정보를 추가로 추출하고, DAC 내부의 MQA 필터를 적용하여 최종적으로 176.4kHz, 192kHz 또는 그 이상의 해상도로 복원한다. 이 과정에서 MQA는 단순한 디코딩을 넘어 DAC의 아날로그 출력 특성까지 고려한 신호 처리를 적용한다고 주장한다. 하드웨어 렌더링이 소프트웨어 디코딩보다 우위에 있다고 MQA 측이 강조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하드웨어 렌더링 vs 소프트웨어 디코딩: 무엇이 다른가
MQA 재생 방식의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MQA 비지원 환경으로, MQA 파일이 표준 PCM으로 재생된다. 둘째는 소프트웨어 디코딩으로, Tidal 앱이나 MQA 지원 플레이어가 1단계 언폴딩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일반 DAC에 전달한다. 셋째는 하드웨어 풀 렌더링으로, 소프트웨어가 1단계 언폴딩을 거치거나 또는 MQA 코어 신호를 그대로 MQA 인증 DAC에 전달하면 DAC가 자체적으로 전체 언폴딩과 렌더링을 완결한다.
하드웨어 렌더링의 기술적 의미는 DAC 제조사가 MQA로부터 해당 기기의 아날로그 출력 특성 데이터를 제공받아 렌더링 과정에 반영한다는 데 있다. 이론상 DAC 하드웨어의 주파수 응답이나 위상 특성에 맞게 MQA 신호 처리가 최적화되는 것이다. MQA는 이 맞춤형 신호 처리가 하드웨어 렌더링의 핵심 가치라고 설명한다. 반대로 소프트웨어 디코딩은 이 맞춤화 과정이 빠져 있어 렌더링 품질이 하드웨어보다 낮다는 것이 MQA 측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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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 불빛 하나가 하드웨어 렌더링과 소프트웨어 디코딩의 차이를 가른다. |
MQA를 둘러싼 기술적 비판: 어떤 근거에서 나오는가
MQA에 대한 기술적 비판은 오디오 측정 커뮤니티와 일부 저명한 오디오 엔지니어로부터 상당히 구체적으로 제기되었다. 가장 핵심적인 비판은 MQA 인코딩 과정이 진정한 무손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MQA 인코더가 원본 신호를 처리하면서 가청 대역 내 일부 정보를 변형하거나 손실시키며, 이 과정에서 독자적인 필터링이 적용된다. Archimago's Musings, AudioScienceReview 등의 측정 기반 커뮤니티에서는 MQA로 인코딩된 파일을 원본과 비교했을 때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측정 결과를 공개했다.
비판의 두 번째 축은 라이선싱 구조다. MQA는 음원 제작사, 스트리밍 서비스, DAC 제조사 모두로부터 라이선스 비용을 받는 독점적 생태계를 구축했다. 오픈 포맷인 FLAC이나 무손실 스트리밍 방식과 달리, MQA는 폐쇄적인 인증 체계 안에서만 풀 성능이 발휘된다. 비판론자들은 이것이 기술적 혁신보다 비즈니스 모델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오디오 전문 레이블인 2L 등이 MQA 지원을 중단하거나 FLAC 고해상도 음원으로 돌아선 것도 이런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MQA 지지 측의 반론: 측정보다 시간 영역 설계가 핵심
MQA 개발팀과 지지자들은 비판에 대해 일관된 반론을 제시한다. MQA의 핵심 가치는 주파수 영역의 무손실 여부가 아니라 시간 영역의 정밀도에 있다는 것이다. 밥 스튜어트는 디지털 오디오에서 주파수 응답보다 시간 축 정밀도가 청감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며, MQA의 필터 설계가 기존 PCM 재생보다 우수한 시간 응답을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음원 유통 과정에서 스튜디오 마스터의 인증(Authentication) 기능, 즉 원본 마스터와의 동일성을 보장하는 체인을 제공한다는 점도 MQA만의 차별성으로 내세운다.
이 논쟁은 '무엇을 기준으로 음질을 평가하는가'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과 연결된다. 측정 수치를 절대 기준으로 삼는 입장에서는 MQA의 손실 인코딩이 결정적 결함이지만, 청감 경험과 시간 응답을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MQA의 설계 철학이 타당성을 가진다. 현재로서는 어느 쪽도 상대방을 완전히 설득하지 못한 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Tidal과 MQA: 스트리밍 생태계에서의 위치
MQA의 가장 큰 상용화 성과는 Tidal HiFi Plus 구독 서비스와의 연동이다. Tidal은 수백만 곡의 마스터(Master) 품질 음원을 MQA 포맷으로 스트리밍 서비스해왔으며, 이것이 일반 소비자에게 MQA를 접하는 주된 경로가 되었다. Tidal에서 MQA 음원을 완전한 품질로 즐기려면 MQA 지원 DAC가 필요하고, 이것이 MQA 인증 DAC 시장 형성에 직접적으로 기여했다.
그러나 2023년 Tidal이 서비스 구조를 개편하면서 MQA와의 관계가 변화했다. Tidal은 MQA 포맷 음원을 점진적으로 일반 FLAC 포맷으로 전환하기 시작했고, 이는 MQA 생태계 전반에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 MQA Ltd. 자체도 2023년 파산 보호 신청을 거쳐 구조조정 과정을 겪었다. 이 일련의 사건은 MQA의 기술적 가치와 별개로, 독점적 포맷에 의존하는 생태계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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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리밍과 하드웨어가 만나는 자리에서 MQA의 가치는 비로소 실현된다. |
현재 MQA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면: 실용적 판단 기준
MQA를 둘러싼 논쟁의 결론이 어디로 향하든, 현재 MQA 지원 DAC를 보유한 사용자에게는 실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MQA 디코딩은 해당 기기의 하나의 기능이며, Tidal을 통해 MQA 음원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그 기능을 활용하는 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 동시에 MQA 음원과 동일한 마스터링의 FLAC 고해상도 버전이 있다면 두 포맷을 비교 청취해보는 것이 가장 정직한 평가 방법이다.
MQA를 지원하지 않는 DAC를 사용하고 있다면, MQA를 위해 장비를 교체할 필요는 크지 않다. Tidal의 포맷 전환 방향과 MQA 생태계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고해상도 FLAC 재생 환경을 탄탄하게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인 선택이다. MQA 지원 여부보다 DAC 자체의 아날로그 성능, 전원 설계, 필터 특성이 실제 음질에 훨씬 크게 기여한다는 점도 기억할 만하다. 기술은 중립적으로 이해하고, 선택은 자신의 환경에 맞게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접근이다. MQA가 혁신인지 사기인지보다, 지금 내 환경에서 무엇이 더 좋은 소리를 내는가가 결국 중요한 질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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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dio / dac / lifestyle / PC-Fi2026. Apr.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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