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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발코니를 제대로 활용하는 법 — 수납과 휴식 공간의 균형

한국 아파트의 발코니는 대부분 좁습니다. 폭이 1.2~1.5m 수준인 경우가 많고, 길이는 거실 쪽으로 이어지는 구조라 세로로 길쭉한 형태입니다. 이 공간이 처음 입주할 때부터 세탁기와 건조대, 계절 가전, 청소 도구로 채워지기 시작하면 발코니는 어느 순간 창고 통로가 됩니다. 들어갈 공간이 없어지고, 들어갈 이유도 없어집니다.

그런데 발코니는 집 안에서 외부와 가장 가까운 공간입니다. 자연광이 가장 잘 들어오고, 환기가 되며,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위치입니다. 이 공간을 창고로만 쓰는 것은 집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가장 낮은 용도로 쓰는 것과 같습니다. 좁다는 조건이 문제가 아닙니다. 어떻게 구획하고 배치하느냐가 발코니의 쓰임을 결정합니다.

이 글에서는 수납 기능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방법, 즉 좁은 발코니에서 수납과 휴식의 균형을 잡는 현실적인 방법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발코니도 구획을 나누면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담을 수 있습니다.
 아파트 발코니를 수납과 휴식 공간으로 나눠 꾸민 모습


먼저 발코니에 있는 것들을 파악해야 합니다

발코니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지금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부터 파악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발코니가 창고처럼 쓰이는 공간에는 보통 크게 세 종류의 물건이 섞여 있습니다. 반드시 발코니에 있어야 하는 것, 실내로 옮길 수 있는 것, 그리고 버려도 되는 것입니다.

세탁기와 건조기는 배관과 전기 연결 문제로 발코니에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발코니에 있어야 하는 물건입니다. 에어컨 실외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계절 가전 중 오랫동안 쓰지 않은 것, 박스째 쌓여 있는 물건, 언제 들어왔는지 모르는 잡동사니는 버리거나 실내 수납 공간으로 옮길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 분류 작업을 먼저 하면 발코니에 실제로 남겨야 할 것의 부피가 파악됩니다. 그 부피를 기준으로 수납 공간을 설계하고, 나머지를 휴식 공간으로 확보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순서입니다. 정리하지 않고 수납 가구를 먼저 들이면 기존 물건과 새 가구가 뒤섞이면서 오히려 공간이 더 좁아집니다.

수납은 벽면으로 올려야 바닥이 살아납니다

좁은 발코니에서 수납 공간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여유를 만들려면, 수납을 바닥이 아닌 벽면으로 올리는 것이 핵심 원칙입니다. 바닥에 수납함이나 박스가 쌓이기 시작하면 발코니를 이동하는 동선이 막히고, 공간이 실제보다 훨씬 좁아 보입니다.

벽면을 따라 선반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선반 깊이는 25~30cm 이내가 발코니 폭에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입니다. 깊이가 얕은 선반도 세제, 청소 도구, 작은 수납 바구니를 올려두기에 충분합니다. 선반을 허리 높이까지만 설치하고 그 위는 열어두면 공간이 닫히지 않고 시각적으로 여유가 생깁니다. 반대로 천장까지 닿는 키 큰 수납장을 설치하면 수납량은 극대화되지만 공간이 압도될 수 있습니다. 발코니 길이 중 일부 구간만 키 큰 수납장으로 구성하고 나머지는 열어두는 방식이 균형을 잡는 방법입니다.

세탁기 위 공간도 수납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쌓여 있는 경우에는 그 위 공간이 이미 어느 정도 확보됩니다. 여기에 선반을 추가하거나 수납함을 올려두면 별도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수납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세탁 관련 용품, 세제, 청소 도구를 세탁기 주변으로 모아두면 수납이 기능별로 구획됩니다.

수납 용기를 통일하는 것도 좁은 발코니에서 중요합니다. 크기와 색상이 제각각인 박스와 통들이 선반 위에 올려져 있으면 수납이 되어 있어도 공간이 어수선해 보입니다. 같은 소재와 색상의 수납 바구니나 박스로 통일하면 물건이 많아도 공간이 정돈된 인상을 줍니다. 라벨을 붙여두면 내용물을 찾기 쉽고 물건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습관이 생깁니다.

수납 구간과 휴식 구간을 나눠야 합니다

발코니에서 수납과 휴식을 동시에 실현하려면 두 기능을 공간 안에서 물리적으로 나누는 것이 필요합니다. 공간이 좁더라도 구획이 있으면 각 구간이 독립된 성격을 가지게 됩니다.

구획을 나누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세탁기와 수납 선반이 있는 구간은 발코니의 한쪽 끝에 몰아두고, 나머지 구간을 휴식 공간으로 비우는 것이 기본 방식입니다. 발코니가 ㄱ자 구조이거나 두 방향으로 이어지는 경우라면 한쪽은 수납, 다른 한쪽은 휴식으로 자연스럽게 나뉩니다.

직선으로 이어지는 발코니라면 커튼이나 가벼운 파티션으로 두 구간을 시각적으로 분리할 수 있습니다. 커튼은 수납 구간을 가리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발코니에 분위기를 더합니다. 방수 처리된 패브릭 커튼이나 발코니 환경에 맞는 소재를 선택하면 오래 유지됩니다. 커튼 봉을 천장이나 벽면에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전세 환경에서는 집주인 동의가 필요합니다.

이 구획을 명확하게 하는 또 다른 방법은 바닥 마감을 달리 하는 것입니다. 수납 구간은 기존 바닥을 그대로 두고, 휴식 구간에만 데크재나 방수 러그를 깔면 같은 발코니 안에서 두 구간의 성격이 자연스럽게 구분됩니다. 바닥 마감이 달라지면 눈이 자동으로 두 공간을 다른 곳으로 인식합니다.

바닥 마감이 발코니의 온도를 결정합니다

발코니 바닥은 대부분 회색 콘크리트나 기본 타일로 마감되어 있습니다. 이 상태 그대로라면 발코니가 창고처럼 보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바닥 마감 하나가 발코니의 온도감과 인상을 결정합니다.

목재 데크재는 발코니 바닥 마감 중 가장 널리 선택됩니다. 나무 소재가 주는 따뜻함이 공간에 생기를 더하고, 맨발로 걷기에도 콘크리트보다 훨씬 편안합니다. 발코니용 데크재는 방수 처리된 제품을 선택해야 하고, 조립식 클릭 타입 제품은 공구 없이 깔 수 있어서 셀프 시공이 가능합니다. 조립식 데크는 발코니 배수구를 막지 않도록 배수구 위치를 확인하고 시공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방수 러그는 데크재보다 비용이 낮고 교체가 쉬운 선택입니다. 야외용으로 나온 방수 러그는 비나 물에 강하고 청소가 쉬우며, 다양한 색상과 패턴이 있어서 발코니 분위기를 바꾸는 데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러그 크기는 휴식 구간 바닥 면적에 맞게 선택하고, 러그 아래 미끄럼 방지 패드를 함께 두면 안전합니다.

인조 잔디 매트를 까는 방법도 있습니다. 초록색 인조 잔디가 발코니에 깔리면 공간이 작은 정원처럼 보입니다. 식물과 함께 있으면 효과가 배가됩니다. 다만 인조 잔디는 먼지가 쌓이면 제거하기 어렵고, 오래 두면 색이 바래는 경우가 있어서 청소 관리를 감안해야 합니다.

바닥 마감 하나가 발코니의 온도감을 결정합니다. 데크재와 방수 러그가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발코니 바닥에 목재 데크를 깔고 공간을 활용하기

휴식 구간을 만드는 최소 조건

발코니에 휴식 구간을 만드는 데 큰 면적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의자 하나가 들어갈 공간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좁은 발코니에서 휴식 공간을 만들 때 필요한 최소 조건은 세 가지입니다. 앉을 것, 발을 둘 곳, 그리고 시선이 향할 것입니다.

앉을 것은 발코니 폭에 맞는 작은 의자나 접이식 캠핑 체어로도 충분합니다. 발코니 폭이 1.2m라면 폭 50~60cm 이내의 의자가 적합합니다. 쿠션이 있는 의자는 편안함을 더하지만, 발코니 환경에서는 방수 소재 쿠션이나 실내외 겸용 패브릭을 선택해야 오래 유지됩니다. 접이식 의자는 사용하지 않을 때 접어두면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서 좁은 발코니에서 유연하게 활용됩니다.

발을 둘 낮은 테이블이나 스툴이 하나 있으면 커피를 두거나 책을 올려두는 데 쓸 수 있습니다. 발코니 전용 가구는 방수 소재나 내후성이 있는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라탄, 알루미늄, 방수 처리된 목재가 발코니 환경에 오래 견디는 소재들입니다.

시선이 향할 것은 식물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발코니에서 창 밖을 바라보는 시선 방향에 식물이 있으면, 그 식물이 자연스럽게 시선의 종착지가 됩니다. 식물이 없다면 작은 오브제나 캔들을 창가에 두는 것도 시선을 정돈하는 방법입니다.

식물 배치 — 발코니를 살아있게 만드는 방법

발코니는 집 안에서 식물을 키우기에 가장 적합한 공간입니다. 자연광이 충분하고 외부 공기와 가까우며, 물을 줄 때 바닥이 젖어도 실내에 영향이 없습니다. 식물이 있는 발코니는 없는 발코니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식물 배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채광 조건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남향이나 동향 발코니는 일조량이 충분해서 대부분의 식물이 잘 자라지만, 북향이나 서향 발코니는 직사광선이 부족해서 음지에 강한 식물을 선택해야 합니다. 자신의 발코니에 하루 중 햇빛이 몇 시간이나 드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그에 맞는 식물을 선택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발코니 구조를 활용한 식물 배치가 효율적입니다. 바닥에만 화분을 두면 공간이 좁아지지만, 창문 난간에 걸어두는 형태의 화분 걸이나 벽면 수직 화분대를 활용하면 바닥 면적을 차지하지 않고 식물을 둘 수 있습니다. 창가 선반 하나에 크기가 다른 화분을 줄 세워두면 공간에 리듬감이 생깁니다.

허브는 발코니에서 키우기에 실용적인 선택입니다. 바질, 로즈마리, 민트, 파슬리는 햇빛이 충분한 환경에서 잘 자라고, 요리에 바로 쓸 수 있어서 생활과 연결됩니다. 허브 화분 몇 개를 창가에 두면 발코니에 들어갈 이유가 생기고, 공간이 활용되는 빈도도 높아집니다.

계절에 따라 식물을 교체하는 방법도 발코니를 생기 있게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봄에는 작은 꽃 화분, 여름에는 초록 관엽식물, 가을에는 단풍색 소엽, 겨울에는 상록 식물처럼 계절에 맞는 식물을 두면 발코니가 집 안에서 계절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공간이 됩니다.

조명이 발코니의 시간을 늘립니다

발코니는 낮에만 쓰는 공간이 아닙니다. 조명 하나가 더해지면 저녁에도 발코니에 머무는 시간이 생깁니다. 특히 날씨가 선선한 봄가을에는 저녁 발코니가 집 안에서 가장 좋은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발코니 조명은 전기 배선을 새로 연결하지 않아도 됩니다. 배터리 타입이나 태양광 충전 방식의 야외용 조명이 다양하게 나와 있어서, 콘센트 없이도 발코니에 조명을 둘 수 있습니다. 전구 형태의 스트링 라이트를 난간이나 벽면에 걸면 발코니 분위기가 크게 달라집니다. 따뜻한 전구색 계열의 스트링 라이트는 저녁 발코니를 가장 편안하게 만드는 선택입니다.

랜턴 형태의 야외 조명을 바닥에 두거나 선반 위에 올려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LED 캔들 랜턴은 불꽃 없이 촛불 느낌을 내면서 안전하고, 방수 제품을 선택하면 비가 와도 문제없습니다. 여러 개를 함께 두면 조명만으로 발코니 분위기가 완성됩니다.

태양광 충전 방식의 정원 조명은 낮에 충전하고 저녁에 자동으로 켜지는 방식이라 별도의 관리가 필요 없습니다. 식물 사이에 꽂아두면 식물과 조명이 함께 발코니를 꾸미는 효과가 생깁니다.

세탁 공간과 휴식 공간을 공존시키는 방법

한국 아파트 발코니에서 세탁기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배관과 전기 연결이 발코니 기준으로 설계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세탁 기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발코니를 휴식 공간으로 만드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시각적으로 가리는 것이 첫 번째 방법입니다. 세탁기 앞에 커튼을 달거나, 세탁기를 수납 가구로 감싸서 가리면 발코니에서 세탁기가 보이지 않게 됩니다. 세탁기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만으로 공간의 인상이 달라집니다. 세탁기 위에 목재 상판을 올리면 작업대나 선반으로 활용할 수 있고, 세탁기가 가구의 일부처럼 보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건조대는 발코니에서 가장 시야를 어지럽히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고정식 건조대 대신 천장 부착형 승강식 건조대를 설치하면 빨래를 널 때만 내리고 평소에는 올려두어 공간을 비울 수 있습니다. 천장에 고정해야 하기 때문에 설치 전 천장 구조와 집주인 동의가 필요합니다. 접이식 벽걸이 건조대도 사용하지 않을 때 접어두면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 선택입니다.

세탁 관련 물건을 하나의 구간에 모아두고 문이 있는 수납장으로 가리면, 발코니의 나머지 공간에서 세탁 기능이 시야에서 완전히 분리됩니다. 문을 닫으면 발코니가 깨끗한 휴식 공간처럼 보이고, 문을 열면 세탁 공간이 됩니다. 이 방식이 좁은 발코니에서 두 기능을 가장 깔끔하게 공존시키는 방법입니다.

방수와 환기 — 발코니 관리에서 놓치기 쉬운 것들

발코니를 꾸미고 관리하는 데 방수와 환기는 빠뜨리면 안 되는 항목입니다. 발코니 바닥 방수 상태가 오래되면 하층 세대에 누수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발코니 바닥에 물이 고이거나 균열이 보인다면 방수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데크재나 러그를 깔기 전에 바닥 방수 상태를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방수 도막 시공을 먼저 진행해야 합니다.

환기도 중요합니다. 발코니에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는 경우 습기가 에 곰팡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건조기를 사용한 뒤에는 특히 환기가 중요합니다. 발코니 문이 닫혀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습도가 올라가고 곰팡이 발생 조건이 만들어집니다.

식물을 키우는 발코니에서는 배수도 확인해야 합니다. 물을 줄 때 화분에서 나오는 물이 배많이 발생합니다. 발코니 창을 자주 열어 환기하지 않으면 습기가 실내로 유입되거나 발코니 천장과 벽면수구로 잘 흐르는지 확인하고, 배수구가 막히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것이 좋습니다. 배수구가 막히면 물이 고이고, 이것이 방수 손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리하며

좁은 발코니는 수납과 휴식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수납을 벽면으로 올려 바닥을 비우고, 두 기능을 공간 안에서 구획으로 나누며, 바닥 마감과 식물, 조명을 더하면 좁은 발코니도 집 안에서 가장 머물고 싶은 공간이 됩니다.

시작은 지금 발코니에 있는 것들을 한 번 정리하는 것입니다. 버릴 것을 버리고, 실내로 옮길 것을 옮기면 발코니에 여백이 생깁니다. 그 여백이 무언가를 더할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발코니는 꾸미는 것보다 먼저 비우는 것이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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