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을 긁어내면 드러나는 것
베란다 구석에 방치해둔 철제 스툴, 와이어브러시로 몇 번 긁어봤습니다. 붉은 가루가 우수수 떨어지더니 그 아래 원래 금속 표면이 보이더라고요. 녹이 표면에만 앉아 있었던 건지, 속까지 파고든 건지에 따라 이 가구를 살릴지 말지가 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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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 아래 숨어 있던 금속 광택이 드러나는 순간 |
철제 가구는 원목과 다르게 녹 제거와 탈지, 도장까지 이어지는 순서 자체가 결과물을 좌우합니다. 도구 비교부터 실제 도장 순서까지 짚어보겠습니다.
녹 제거 도구, 상황에 맞게 고르기
표면에 살짝 앉은 녹이라면 와이어브러시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힘 조절이 쉽고, 브러시질 몇 번이면 표면이 드러나는 편입니다. 다만 브러시 자국이 남을 수 있어서 마감 전 사포로 한 번 정리해주는 게 좋습니다.
녹이 더 깊이 박혔다면 화학 녹제거제를 함께 쓰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녹 전용 젤 타입을 표면에 도포하고 10~20분 정도 반응시킨 뒤 브러시로 문지르면, 손힘만으로는 안 벗겨지던 부분도 훨씬 수월하게 제거됩니다. 다만 환기가 잘되는 곳에서 작업해야 하고, 장갑은 필수입니다.
녹이 표면 전체에 넓게 퍼져 있고 깊이도 상당하다면 전동 와이어 휠이나 그라인더를 고려해볼 만합니다. 작업 속도는 확실히 빠르지만, 금속 표면에 미세한 스크래치가 남기 때문에 마감 도장이 이 흠집을 가려줄 만큼 두껍게 올라가는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가벼운 녹은 와이어브러시, 중간 정도는 녹제거제 병행, 심한 부식은 전동 공구까지 단계별로 판단하시면 됩니다.
도장 전 탈지 과정, 건너뛰면 안 됩니다
녹을 다 제거했다고 바로 스프레이를 뿌리면 안 됩니다. 손으로 만졌던 유분, 작업 중 묻은 먼지와 기름기가 표면에 남아 있으면 페인트가 붙는 힘이 확 떨어지거든요.
탈지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아세톤이나 전용 탈지제를 깨끗한 헝겊에 적셔 표면을 한 번 닦아내면 됩니다. 이때 헝겊을 자주 바꿔가며 닦는 게 중요한데, 같은 부분을 계속 문지르면 오히려 유분을 다시 퍼뜨리는 결과가 나옵니다.
탈지 후에는 표면이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보통 10~15분이면 충분하지만, 습한 날에는 조금 더 여유를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도장하면, 며칠 뒤 도막이 얇게 벗겨지는 문제가 생기기 쉽습니다.
스프레이 거리와 각도
스프레이 도장에서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 거리입니다. 너무 가까이 대면 페인트가 뭉쳐 흘러내리고, 너무 멀면 표면이 거칠게 올라옵니다. 25~30cm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게 기본입니다.
각도는 표면과 수직, 즉 90도를 유지하는 게 원칙입니다. 비스듬하게 뿌리면 한쪽은 두껍고 한쪽은 얇게 올라가서 얼룩덜룩한 결과가 나옵니다. 스프레이 캔을 일정한 속도로 좌우로 움직이면서, 한 번 지나간 자리와 다음 자리가 살짝 겹치도록 뿌리는 게 균일한 도막을 만드는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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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균일하게 올라간 도막, 거리와 각도가 만든 결과입니다 |
한 번에 두껍게 뿌리기보다 얇게 2~3회 나눠 뿌리는 편이 흘러내림 없이 깨끗하게 마감됩니다. 코트 사이에는 15~20분 정도 표면 건조 시간을 두고, 완전 건조까지는 최소 24시간을 잡으시면 됩니다.
야외 작업할 때 꼭 챙길 것
베란다나 마당에서 작업한다면 바람 방향부터 확인하세요. 바람이 강한 날은 스프레이 입자가 엉뚱한 방향으로 날려서 도막이 고르게 안 올라갈뿐더러 주변 물건에 페인트가 튀는 경우가 흔합니다.
기온도 중요한데요,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운 날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표면 온도가 너무 높으면 페인트가 빨리 굳어 붓 자국처럼 질감이 남고, 너무 낮으면 건조가 더뎌져 먼지가 붙기 쉬워집니다. 15도에서 25도 사이 날씨가 무난합니다.
바닥에는 신문지나 방수천을 넉넉하게 깔아두세요. 스프레이는 생각보다 멀리 튀거든요. 마스크와 장갑도 잊지 말고 챙기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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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룩 없이 매끈하게 올라간 도막입니다 |
작업 순서 정리
- 녹 상태를 확인하고 와이어브러시, 녹제거제, 전동 공구 중 알맞은 도구를 선택합니다.
- 녹을 완전히 제거한 뒤 사포로 표면을 매끄럽게 정리합니다.
- 탈지제로 유분과 먼지를 닦아내고 10~15분간 완전히 건조시킵니다.
- 바람이 적고 기온이 15~25도인 날을 골라 야외에서 작업합니다.
- 25~30cm 거리, 90도 각도를 유지하며 얇게 2~3회 나눠 스프레이합니다.
- 코트 사이 15~20분 건조 후, 완전 건조까지 최소 24시간을 둡니다.
순서만 지키면 녹슬어 버리기 직전이던 철제 가구도 새 가구 못지않은 마감으로 되살릴 수 있습니다. 다음에 베란다 구석에서 녹슨 철제 가구를 발견하면, 와이어브러시부터 한번 대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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