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색 몰딩이 가득했던 집, 300만원으로 바꿨습니다
이사 왔을 때 이 집은 어디를 봐도 체리색이었습니다. 천장 몰딩, 문짝, 문틀, 심지어 몰딩 없는 벽 모서리까지 짙은 체리색 나무 톤으로 도배되어 있었거든요. 밝은 화이트우드 톤으로 바꾸는 데 든 돈은 정확히 300만원이었고, 이번 글에서는 그 돈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갔는지 항목별로 그대로 기록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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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만원으로 완성한 화이트우드 톤 거실입니다 |
이 프로젝트를 시작 전, 중간, 완성 세 단계로 나눠서 정리한 이유가 있습니다. 체리색을 화이트로 바꾸는 작업은 단순히 색만 바뀌는 게 아니라, 과정 중간에 집이 한 번은 더 지저분해지는 시기를 거치게 되거든요. 이 중간 단계를 각오하지 못하면 예산도, 마음도 흔들리기 쉽습니다.
시작 전, 체리색 몰딩이 집 전체를 가라앉히고 있었습니다
이사 직후 집 상태는 한마디로 어두웠습니다. 벽지는 그나마 밝은 편이었는데, 천장과 벽 경계를 두르는 몰딩과 문짝, 문틀이 전부 짙은 체리색이라 방 전체가 실제보다 작고 무겁게 느껴졌거든요.
특히 거실은 몰딩 라인이 워낙 두꺼운 구축 아파트 스타일이라, 벽지를 아무리 밝은 톤으로 바꿔도 체리색 몰딩이 시선을 다 가져가버렸습니다. 처음엔 벽지만 바꾸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견본을 붙여보니 몰딩과 문짝이 그대로면 분위기가 하나도 안 살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몰딩과 문짝까지 전부 손보는 쪽으로 계획을 바꿨습니다.
바닥도 문제였습니다. 기존 장판은 몰딩과 비슷한 어두운 톤이라, 이 세 가지가 합쳐지면서 집 전체가 실제 평수보다 좁아 보이는 효과를 내고 있었어요. 이 정도로 어두운 집이라면 벽지 하나만으로는 절대 해결이 안 된다는 걸 이때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예산 300만원, 항목별로 이렇게 나눴습니다
전체 예산 300만원은 몰딩과 문틀 페인트, 문짝 필름, 벽 도배, 바닥재, 조명, 예비비까지 여섯 항목으로 나눠서 썼는데요, 항목별 금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 몰딩·문틀 페인트(젯소+화이트 에나멜, 전체 구간): 70만원
- 문짝 4개소 화이트 필름: 50만원
- 벽 전체 도배(밝은 톤 실크벽지): 90만원
- 바닥재(옅은 우드톤 장판 전체 교체): 60만원
- 조명 교체(거실 펜던트, 방 3개 다운라이트): 20만원
- 소품·도구·예비비: 10만원
이렇게 나눠 놓고 보니 벽 도배가 예산의 3분의 1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더라고요. 처음 계획할 때는 몰딩이 가장 큰돈이 들 거라고 예상했었는데, 실제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가장 비용이 많이 든 부위는 의외로 여기였습니다
가장 큰 비용이 들어간 항목은 몰딩이 아니라 벽 도배였습니다. 90만원으로 전체 예산의 30%를 차지했는데, 체리색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이 항목이 왜 가장 컸는지 조금 의외였습니다.
이유는 면적 때문이었습니다. 몰딩과 문짝은 선이나 면이 좁아서 페인트나 필름 재료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데, 벽은 거실과 방 세 개, 복도까지 합치면 면적 자체가 압도적으로 넓거든요. 게다가 밝은 톤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기존 벽지 무늬가 비치지 않는 등급을 고르다 보니 자재 단가도 한 단계 올라갔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살짝 놀랐습니다. 체리색을 없애는 게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예산을 가장 많이 먹은 건 색과 무관한 벽 면적이었거든요. 평수가 큰 집을 리모델링하실 계획이라면 몰딩보다 벽 면적부터 예산을 넉넉하게 잡으시는 게 훨씬 현실적인 접근이라는 걸 이번에 제대로 배웠습니다.
시공 순서, 이 순서를 지켜야 하는 이유
시공 순서는 몰딩과 천장 작업을 가장 먼저, 바닥재를 가장 나중에 진행하는 게 기본입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먼저 끝낸 부분을 다시 더럽히게 되거든요.
저희는 몰딩·문틀 페인트를 먼저 끝내고, 그다음 문짝 필름, 벽 도배, 바닥재, 마지막으로 조명 순서로 진행했습니다. 몰딩 작업 중에는 페인트가 튀거나 젯소 가루가 날리는 일이 잦은데, 이걸 먼저 끝내야 나중에 도배한 벽지나 새로 깐 바닥재를 더럽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조명을 가장 마지막에 둔 이유도 비슷한데, 전기 작업 중에 떨어지는 먼지나 부스러기가 새로 마감한 바닥에 그대로 남기 때문이에요.
순서를 한 번 어겼던 적이 있는데, 문짝 필름을 벽 도배보다 먼저 끝내고 나서 도배 풀이 문짝에 살짝 튄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마르기 전에 닦아내서 큰 문제는 없었지만,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이런 자잘한 사고가 계속 생긴다는 걸 그때 실감했습니다.
중간 과정, 가장 힘들었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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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리색과 화이트가 나란히 보이던 작업 중간 순간입니다 |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몰딩 절반만 칠해져 있던 시기였습니다. 체리색과 화이트가 한 벽면에 반반씩 섞여 있으니, 집이 완성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어수선해 보이는 착각이 들더라고요.
이 시기에는 젯소가 마르는 냄새와 페인트 냄새가 집 안 가득했고, 가구는 거실 한쪽에 몰아둔 채 비닐로 덮어놓은 상태였습니다. 이때가 딱 중간 지점이었는데, 솔직히 이대로 끝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걱정이 됐거든요. 체리색 몰딩이 남은 구간과 새로 칠한 화이트 구간이 나란히 보이니까, 마치 공사가 중단된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단계를 지나고 나니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리모델링은 완성 직전까지 계속 불안한 게 정상이라는 걸요. 벽 도배까지 끝나고 바닥재가 깔리기 시작하자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라졌는데, 그 전까지의 어수선함은 그냥 거쳐야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완성 후, 체감 변화는 이렇습니다
완성 후 가장 크게 달라진 건 공간이 실제보다 넓어 보인다는 점이었습니다. 같은 평수인데도 몰딩과 문짝이 밝아지니 천장이 더 높아 보이고, 벽과 바닥의 경계도 훨씬 산뜻하게 느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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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리색이던 문짝, 이제는 화이트 톤입니다 |
문짝 필름은 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체리색일 때는 문이 닫혀 있으면 방 하나가 통째로 어두운 덩어리처럼 보였는데, 화이트로 바뀌고 나니 문을 열지 않아도 복도 전체가 밝아 보이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 정도로 체감 차이가 클 줄은 사실 저도 예상 못 했습니다.
300만원이라는 예산이 넉넉한 금액은 아니었지만, 몰딩과 문짝처럼 좁은 면적에 돈을 아끼고 벽 도배처럼 넓은 면적에 예산을 집중한 게 결과적으로 맞는 선택이었습니다. 체리색 몰딩 때문에 고민 중이신 분이 계시다면, 몰딩보다 벽 면적 예산부터 먼저 넉넉하게 잡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 기준 하나로 예산 배분이 훨씬 수월해지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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