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560S vs HD600: 가격 차이만큼 소리가 다른가

가격이 두 배라면 소리도 두 배여야 할까

HD560S와 HD600을 처음 나란히 놓았을 때 드는 생각은 하나다. 이 가격 차이를 귀로 정말 알아챌 수 있을까. HD560S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20만 원 초반대, HD600은 세일 기간을 잘 맞추면 25~30만 원 선에서 구입이 가능하지만 정가 기준으로는 여전히 두 배 가까운 차이가 난다. 그 간극이 소리에서도 그대로 느껴지는지는 사실 단순하게 답하기 어렵다. 어떤 환경에서 듣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란히 놓인 두 개의 오픈백 헤드폰 비교 구도
가격 차이가 곧 소리 차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두 제품을 직접 비교했다.


음색의 방향 자체가 다르다

두 제품을 같은 소스에 꽂고 번갈아 들으면 첫 번째로 느끼는 차이는 고음역의 결이다. HD560S는 고역이 더 밝고 공기가 많다. 보컬 주변의 존재감이 선명하게 살아있고, 악기와 악기 사이의 공간이 넓게 펼쳐지는 느낌이다. 음악의 윤곽이 또렷하게 그려지는 편이라 처음 들을 때 인상이 강하다.

HD600은 그에 비해 조용하다. 처음 들으면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잠시 더 들어보면 다른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중음역 — 보컬과 기타, 피아노가 주로 자리잡는 영역 — 의 밀도가 다르다. 각각의 음이 어느 공간에서 울려 나오는지, 연주자의 손가락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가 좀 더 선명하게 들린다. HD560S가 넓은 공간감을 줬다면, HD600은 그 공간 안에 있는 각각의 소리를 더 정확하게 구분해 준다.

이 차이는 측정치의 문제이기도 하다. HD560S는 120Ω 임피던스에 110dB 감도로 상대적으로 구동이 쉽다. HD600은 300Ω으로 앰프 없이는 잠재력의 절반도 쓰기 어렵다. 같은 볼륨에서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는 것이 아니라, 앰프가 붙었을 때 비로소 음의 입체감과 해상도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장르에 따라 승자가 바뀐다

청음 데스크에서 오픈백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여성
두 제품의 차이는 볼륨을 올렸을 때, 그리고 앰프가 연결되었을 때 드러나기 시작한다.


팝, 인디, 재즈처럼 보컬이 중심에 있는 음악을 주로 듣는다면 HD560S가 처음에는 더 만족스럽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음의 윤곽이 또렷하고, 고음이 밝아서 "이 헤드폰 소리 좋다"는 직관적인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드럼의 어택감, 하이햇의 존재감, 보컬의 세부 질감이 모두 뚜렷하다.

클래식이나 재즈 트리오, 또는 어쿠스틱 녹음처럼 공간 정보와 악기 배치가 중요한 음악이라면 HD600이 점점 앞서기 시작한다. 중음역에서 음표 하나하나가 자기 자리를 갖고 있고, 잔향이 흐르는 방식이 자연스럽다. 볼륨을 올려도 고음이 날카로워지지 않는다는 것도 HD600의 장점이다. HD560S는 볼륨을 크게 올리면 고역에서 약간의 자극이 느껴질 수 있다. 장시간 청음에서 피로감의 차이가 생기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록이나 메탈처럼 에너지가 강한 장르는 좀 다른 이야기다. HD560S의 넓은 음장과 선명한 어택이 잘 어울리는 편이며, HD600은 이 장르에서 다소 밋밋하게 느껴진다는 의견도 많다. HD600의 '중립적인 튜닝'이 장르에 따라서는 오히려 재미없게 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앰프가 없다면 HD600을 사는 것은 절반짜리 선택이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HD600은 300Ω짜리 헤드폰이다. PC의 헤드폰 단자, 스마트폰 출력, 저가형 USB 동글에 꽂으면 소리는 나지만 그게 HD600의 소리가 아니다. 볼륨을 올려도 음이 앞으로 치고 나오지 않고, 중음역의 밀도감도 사라진다. 심지어 "이게 그 유명한 HD600이라고?"라는 실망감이 드는 경우도 많다.

반면 HD560S는 스마트폰이나 저가 DAC에서도 제 소리를 충분히 낸다. 앰프 없이도 볼륨이 확보되고, 고음의 선명함과 넓은 음장이 그대로 살아있다. 입문자 입장에서 지금 당장 앰프 없이 사용할 계획이라면, HD600보다 HD560S가 더 좋은 선택이 된다. 이것은 음질의 차이가 아니라 사용 환경의 차이다.

FiiO K3, iFi ZEN Air DAC처럼 5~10만 원대의 입문 DAC/앰프를 갖춘 상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정도 구성에서도 HD600은 확연히 달라지기 시작하고, 헤드폰 앰프의 출력과 성격이 올라갈수록 격차는 더 벌어진다. 젠하이저 HD600이 오랜 시간 레퍼런스 헤드폰으로 불려온 이유는 출력이 충분한 소스기기와 매칭될 때 비로소 드러난다.

헤드폰 이어쿠션과 케이블 디테일 클로즈업 플랫레이
벨루어 소재의 이어패드와 케이블 구성에서도 두 제품의 지향점 차이가 드러난다.


빌드와 소재: 가격 차이가 손으로도 느껴진다

소리 외에도 두 제품을 구분하는 요소가 있다. HD560S는 전체가 플라스틱으로 구성되어 있다. 헤드밴드도 플라스틱이고, 무게는 240g으로 가볍다. 장시간 착용에 부담이 적고, 벨루어 이어패드의 통기성도 좋다. 다만 케이블이 2.5mm 단자를 사용하는 전용 규격이라 리케이블 시 주의가 필요하다.

HD600은 헤드밴드에 금속이 들어가 있다. 무게 260g으로 HD560S와 큰 차이는 없지만 손에 쥐었을 때 느껴지는 질감이 다르다. 이어패드도 벨루어지만 소재가 더 두텁고 형태가 안정적이다. 케이블은 양쪽 이어컵에 각각 꽂히는 이중 단자 방식으로 HD560S와 규격이 다르다. 부품 교체가 쉽고 장기 내구성이 검증되어 있다는 점은 HD600의 분명한 이점이다. 실제로 20년이 넘은 HD600을 지금도 쓰고 있다는 사용자가 적지 않다.

결국 어떤 사람에게 어떤 제품인가

HD560S는 앰프 없이 바로 꽂아 쓸 예정이거나, 넓은 음장과 선명한 음색을 원하는 사람에게 맞다. 팝, 록, 게이밍, 믹싱 모니터링 용도로도 활용도가 높다. 처음으로 오픈백 헤드폰을 경험하는 입문자가 "이게 오픈백이구나"를 직관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제품이다.

HD600은 앰프를 이미 갖추고 있거나, 조만간 갖출 계획이 있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클래식, 재즈, 보컬 위주의 음악을 오래 들을수록 중음역의 밀도와 음의 입체감이 돋보이고, 고역 피로 없이 몇 시간이고 들을 수 있다. 소스기기와 매칭에 따라 성능 폭이 큰 만큼, 좋은 구성과 만났을 때의 완성도는 가격 이상이다.

두 제품의 소리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 차이가 들리기 시작하는 순간은 생각보다 조건이 필요하다. 앰프가 없다면 HD560S가, 앰프가 있다면 HD600이 더 나은 경험을 줄 가능성이 높다. 지금 내 책상 위에 무엇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두 제품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보다 중요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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