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손실 음원, 이름만 알고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다면
Apple Music과 Tidal을 비롯한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무손실 음원 스트리밍을 지원한 이후, 'Lossless'와 'Hi-Res'라는 표시를 앱 화면에서 보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그 마크를 보면서 실제로 다른 소리를 경험하고 계신가요? 사실 많은 분들이 무손실 요금제를 사용하면서도 기기 설정이나 하드웨어 구성 때문에 압축 음원과 거의 차이 없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무손실 음원의 진가를 끌어내는 것은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무엇이 무손실이고, 어떤 조건에서 그 차이가 실제로 귀에 닿는지를 오늘 정확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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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신호가 아날로그 감동으로 바뀌는 순간, 무손실이 의미를 갖습니다. |
압축 음원과 무손실 음원, 무엇이 다른가
디지털 음원은 녹음 단계에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갖습니다. 이것을 스트리밍이나 저장에 적합한 크기로 줄이는 과정이 압축이고, 이 과정에서 어떤 방식을 쓰느냐에 따라 손실 압축과 무손실 압축으로 나뉩니다. MP3, AAC, OGG는 손실 압축 포맷입니다. 인간의 청각이 잘 인식하지 못하는 주파수 대역의 정보를 제거해 파일 크기를 줄입니다. 문제는 그 '잘 인식하지 못하는' 정보 안에 음의 질감, 공간감, 미세한 배음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FLAC, ALAC, WAV는 무손실 압축 또는 비압축 포맷입니다. 원본 녹음 데이터를 하나도 버리지 않고 그대로 유지합니다. 파일 크기는 훨씬 크지만, 재생 시 복원되는 신호는 녹음 스튜디오에서 마스터링된 원본과 동일합니다. Apple Music의 Lossless는 ALAC 포맷을 기반으로 하고, Tidal HiFi Plus는 FLAC를 기반으로 제공합니다. 이 두 가지는 포맷이 다를 뿐 음질 차이는 없습니다.
비트레이트와 샘플레이트: 숫자가 의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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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을 깊이 이해할수록, 듣는 방식도 달라집니다. |
무손실 음원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숫자가 두 가지 있습니다. 샘플레이트(kHz)와 비트심도(bit)입니다. 샘플레이트는 1초에 몇 번 음파를 샘플링하는지를 나타냅니다. CD 규격인 44.1kHz는 1초에 44,100번, 하이레조 기준인 96kHz는 96,000번 샘플링합니다. 샘플레이트가 높을수록 가청 주파수 상한이 높아지고 음파의 곡선이 더 세밀하게 재현됩니다.
비트심도는 각 샘플의 진폭을 얼마나 정밀하게 표현하는지를 결정합니다. CD 규격은 16bit로 65,536단계의 진폭을 표현하고, 24bit는 16,777,216단계를 표현합니다. 이 차이가 음악의 다이나믹 레인지, 즉 가장 조용한 소리와 가장 큰 소리 사이의 폭으로 나타납니다. 16bit는 약 96dB의 다이나믹 레인지를 갖고, 24bit는 약 144dB까지 올라갑니다. 조용한 밤에 피아노 솔로를 들을 때 여린 음절과 강한 음절 사이의 차이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펼쳐지는지가 이 수치에서 결정됩니다.
Apple Music 기준으로 설명하면, 기본 무손실은 24bit/48kHz, 하이레조 무손실은 최대 24bit/192kHz입니다. Tidal HiFi는 16bit/44.1kHz의 CD 품질 FLAC를 제공하고, HiFi Plus는 최대 24bit/192kHz의 하이레조 FLAC와 MQA 마스터 트랙을 함께 제공합니다. 숫자가 클수록 더 많은 정보가 담긴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MQA란 무엇인가: 찬사와 논란 사이
Tidal을 사용하는 분들이라면 MQA(Master Quality Authenticated)라는 표시를 한 번쯤 보셨을 겁니다. MQA는 영국의 Meridian Audio가 개발한 오디오 인코딩 기술로, 하이레조 데이터를 스트리밍에 적합한 크기로 접어서 전송하고, 재생 시 이를 다시 펼쳐 원본에 가까운 해상도로 복원하는 방식입니다. MQA를 지원하는 DAC 기기에서는 파란색 또는 마젠타색 LED가 점등되며, 이것이 MQA 신호를 풀 디코딩하고 있다는 표시입니다.
그러나 MQA는 오디오 업계에서 논란이 많은 기술이기도 합니다. 일부 측정 전문가들은 MQA 디코딩 과정에서 원본 신호에 없는 아티팩트가 추가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완전한 무손실이 아니라는 비판을 제기합니다. 반면 지지자들은 마스터 테이프에 가까운 타이밍 정밀도와 스튜디오 인증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2024년 이후 MQA Ltd.가 파산 신청을 하면서 기술의 미래가 불투명해진 상황이기는 하지만, 현재 Tidal은 여전히 MQA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선택의 기준은 결국 귀이지만, 이 배경 정보를 알고 들으면 더 명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별 무손실 설정 완전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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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소리는 공간을 채우고, 공간은 경험을 완성합니다. |
Apple Music에서 무손실을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앱 설정에서 명시적으로 활성화해야 합니다. 아이폰 기준으로 설정 앱 → 음악 → 오디오 품질 → 무손실 오디오 토글을 켜고, 모바일 데이터 스트리밍과 Wi-Fi 스트리밍 항목을 각각 '무손실' 또는 '하이레조 무손실'로 설정하면 됩니다. 기본값이 '높음(AAC 256kbps)'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설정을 확인하지 않으면 유료 요금제를 쓰면서도 무손실을 듣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Tidal의 경우 설정 → 스트리밍 품질 → HiFi 또는 Master로 선택하면 됩니다. Tidal은 Wi-Fi와 모바일 데이터 환경을 별도로 설정할 수 있어 데이터 소모 관리가 용이합니다. Master 품질은 MQA 콘텐츠에 한해 적용되며, 일반 FLAC 하이레조 트랙은 HiFi Plus 구독에서 별도 선택 없이 자동 제공됩니다.
중요한 점은 아이폰에서 외장 DAC를 연결하면 Apple Music이 자동으로 오디오 출력 경로를 변경하고, 설정한 품질 그대로 외장 기기에 신호를 전달한다는 것입니다. 별도 앱이나 드라이버 설치 없이 USB-C DAC를 꽂는 것만으로 무손실 출력이 활성화됩니다. 이것이 아이폰 + 외장 DAC 조합이 무손실 감상 환경으로 가장 간단한 이유입니다.
안드로이드의 SRC 문제와 우회 방법
안드로이드 기기는 무손실 스트리밍 환경에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기술적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SRC(Sample Rate Conversion), 즉 샘플레이트 변환입니다. 안드로이드는 시스템 레벨에서 오디오 믹싱을 처리하기 위해 모든 오디오 신호를 기본 샘플레이트(대개 48kHz)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192kHz 하이레조 신호가 48kHz로 다운컨버팅되면 고해상도 정보의 상당 부분이 손실됩니다.
이 문제를 우회하는 방법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은 USB Audio Player PRO(UAPP) 같은 전용 재생 앱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UAPP는 안드로이드 시스템의 오디오 처리 레이어를 거치지 않고 외장 DAC에 직접 신호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SRC를 완전히 우회합니다. Tidal과 Qobuz 모두 UAPP 내에서 직접 스트리밍 연동이 가능합니다. 다만 유료 앱(약 12달러)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무료 대안으로는 Neutron Music Player가 있습니다. 인터페이스가 다소 복잡하지만 USB 오디오 직접 출력을 지원하며, 무손실 파일 재생에서 SRC 없이 원본 샘플레이트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삼성 갤럭시 기기는 Dolby Atmos 처리 과정도 무손실 신호에 개입할 수 있으므로, 고음질 감상 시에는 설정에서 Dolby Atmos를 비활성화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하이레조 오디오 로고, 믿어도 되나요
음원이나 기기에 표시되는 'Hi-Res Audio' 로고는 일본음악전자산업협회(JEITA)와 일본음반협회(RIAJ)가 주관하는 인증으로, 96kHz/24bit 이상의 규격을 만족하는 음원이나 기기에 부여됩니다. 이 로고가 있다면 최소한 규격 기준은 충족했다는 의미이지만, 로고 자체가 '반드시 더 좋은 소리'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원본 마스터 테이프가 44.1kHz/16bit로 제작된 오래된 녹음을 96kHz/24bit로 업샘플링했다고 해서 원래 없던 정보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이 경우 Hi-Res 로고가 붙어 있어도 CD 품질의 정보량과 실질적으로 동일합니다. 반면 처음부터 하이레조로 마스터링된 현대 녹음에서는 Hi-Res 포맷이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로고보다 중요한 것은 해당 음원이 어떤 마스터에서 제작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을 재생하는 하드웨어 체인이 그 정보를 끝까지 전달할 수 있는지입니다.
결국 무손실을 제대로 듣기 위한 최소 조건
정리하면 세 가지가 갖춰져야 합니다. 첫째, 스트리밍 앱 설정에서 명시적으로 무손실 또는 하이레조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둘째, 스마트폰 내장 DAC가 아닌 외장 DAC가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내장 DAC는 24bit/192kHz 신호를 받더라도 이를 처리하는 회로의 한계로 인해 하이레조의 진가를 끌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셋째, 그 신호를 충분히 재생할 수 있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이 필요합니다. 해상도가 낮은 드라이버는 하이레조의 세밀한 정보를 물리적으로 재생하지 못합니다.
이 세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될 때, 스트리밍 서비스에 지불하는 비용이 비로소 소리로 온전히 돌아옵니다. 지금 사용하고 계신 스트리밍 서비스의 음질 설정을 한번 확인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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