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생기면 거실이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아이 매트 하나가 들어오고, 그다음엔 장난감 박스가 늘어나며, 어느 순간 거실 전체가 장난감으로 덮여 있습니다. 소파 밑에도, 센터 테이블 위에도, TV 장 앞에도 아이 물건이 가득합니다. 집에 들어올 때마다 거실이 정돈되지 않은 것이 신경 쓰이지만, 아이가 노는 것을 막을 수도 없고 치워도 금방 다시 어질러집니다.
많은 부모들이 이 상황에서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거실을 아이에게 완전히 내어주거나, 아이 물건을 방으로 전부 밀어 넣거나. 그런데 두 선택 모두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거실을 아이에게 내어주면 부모가 쉴 공간이 없어지고, 아이 물건을 방으로 밀어 넣으면 아이는 결국 거실로 나와서 놉니다. 아이는 부모가 있는 공간에서 놀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해결책은 거실을 두 용도로 설계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놀이 공간과 어른의 생활 공간이 같은 거실 안에서 구획되어 공존하는 방식입니다. 이것은 거실을 반으로 나누는 것이 아닙니다. 거실의 흐름을 유지하면서 각 영역이 용도에 맞게 기능하도록 설계하는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아이와 함께 쓰는 거실을 설계하는 현실적인 방법을 배치, 수납, 소재, 조명의 순서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 |
| 구획이 있으면 두 공간이 공존할 수 있습니다. |
아이 거실 사용 패턴을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거실을 설계하기 전에 아이가 거실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파악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아이의 연령과 놀이 방식에 따라 필요한 공간의 성격이 다릅니다.
유아기 아이는 바닥 놀이가 중심입니다. 기고, 앉고, 뒹굴면서 노는 시기라 바닥 면적이 넓게 확보되어야 합니다. 이 시기에는 딱딱한 바닥보다 충격을 흡수하는 매트나 러그가 필요하고, 바닥에 위험한 가구 모서리가 없어야 합니다. 수납보다 안전한 바닥 환경이 우선입니다.
만 4~7세 사이 아이는 블록, 레고, 그림 그리기, 역할놀이처럼 소품이 많은 놀이를 합니다. 이 시기에는 놀이 중에 물건이 넓게 펼쳐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놀이가 끝난 뒤 정리가 가능한 수납 구조가 핵심입니다. 아이 스스로 접근하고 정리할 수 있는 낮은 수납 가구가 이 시기 거실 설계의 중심이 됩니다.
초등학생이 된 아이는 독서, 그림, 간단한 학습처럼 앉아서 하는 활동이 늘어납니다. 바닥 놀이보다 낮은 테이블이나 책상이 필요해지고, 수납 물건의 종류와 양이 달라집니다. 이 시기에는 놀이 공간이 조금씩 아이 방으로 이동하고, 거실은 공용 공간으로서의 기능이 강해집니다.
아이 연령에 따라 필요한 것이 다르기 때문에, 지금 당장만이 아니라 2~3년 뒤를 함께 고려해서 설계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지금은 바닥 매트가 필요하지만 2년 후에는 낮은 테이블이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고정된 구조보다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만족도가 높습니다.
거실을 구획하는 방법 — 물리적 경계 없이 영역 나누기
거실을 아이 공간과 어른 공간으로 나누는 데 벽이나 파티션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러그, 수납 가구, 조명으로 영역의 경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러그가 가장 기본적인 구획 도구입니다. 소파와 센터 테이블이 있는 어른 공간에는 러그를 두어 영역을 정의하고, 아이 놀이 공간에는 다른 러그나 매트를 두어 영역을 나눕니다. 두 러그 사이에 마루 바닥이 보이는 여백이 있으면 두 영역이 자연스럽게 구분됩니다. 놀이 러그는 방수 소재나 세척이 쉬운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관리 편의성 측면에서 현실적입니다.
낮은 수납 가구를 경계로 활용하는 방법도 효과적입니다. 높이 60~80cm 이내의 낮은 수납 가구를 소파와 놀이 공간 사이에 두면 시각적 경계가 생깁니다. 수납 가구 위는 어른이 쓰는 공간의 소품을 올려두고, 수납 가구 아래 칸은 아이 장난감 수납으로 쓰면 경계와 수납을 동시에 해결합니다. 가구 높이가 낮아서 거실 전체 시야가 막히지 않고, 아이도 부모도 서로 시야에 들어오는 환경이 유지됩니다.
칼락스처럼 오픈 셀 구조의 수납 가구는 이 역할에 특히 적합합니다. 앞면이 열려 있어서 공간이 답답해지지 않고, 아이가 직접 꺼내고 넣기 쉬우며, 구획 역할도 합니다. 수납 가구 뒷면이 보이는 방향에서는 뒷면을 페인트나 패브릭으로 마감하면 마감이 정돈되어 보입니다.
놀이 공간의 위치를 결정하는 기준
거실 안에서 놀이 공간을 어느 위치에 둘 것인지를 결정할 때 몇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부모 시야에 들어오는 위치여야 합니다. 아이는 부모가 보이는 곳에서 안심하고 놉니다. 소파에 앉아서 아이 놀이 공간이 자연스럽게 시야에 들어오는 위치가 이상적입니다. 부모가 주방에서 요리할 때도 아이가 보이면 좋습니다. 오픈 주방이 있는 거실이라면 주방에서도 거실 놀이 공간이 보이는 위치를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TV와 일정 거리가 유지되는 위치가 좋습니다. 아이 놀이 공간이 TV 바로 앞에 있으면 놀이 중에 TV를 보게 되는 상황이 자주 생깁니다. TV와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위치에 놀이 공간을 두면 놀이에 집중하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집니다.
발코니 쪽 자연광이 잘 드는 위치가 아이 놀이 공간에 적합합니다. 자연광 아래에서 노는 것이 아이 시력과 활동성에 좋고, 밝은 환경에서 색깔 장난감이나 그림 활동이 더 잘 보입니다. 자연광이 좋은 위치에 놀이 공간을 두면 낮 동안 별도 조명이 없어도 충분한 환경이 됩니다.
이동 동선과 겹치지 않는 위치여야 합니다. 현관에서 주방으로, 주방에서 화장실로 이동하는 주요 동선 위에 놀이 공간이 있으면 아이 물건과 사람이 자주 충돌합니다. 동선의 흐름 밖에 위치한 코너나 구석 공간이 놀이 공간으로 적합한 경우가 많습니다.
수납 설계 — 아이가 스스로 정리하게 만드는 구조
아이 있는 거실에서 정리가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수납 구조가 아이에게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른 눈높이에 맞춰진 수납장, 뚜껑이 달린 복잡한 수납함, 분류가 세밀한 수납 구조는 아이가 스스로 정리하기 어렵습니다. 정리가 어려우면 아이는 정리하지 않고, 부모가 대신 정리하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아이 스스로 정리하는 수납의 핵심 조건은 세 가지입니다. 아이 손이 닿는 높이, 물건을 던져 넣어도 되는 큰 수납함, 분류가 단순한 구조입니다.
높이는 아이 허리에서 눈높이 사이가 스스로 접근하기 쉬운 범위입니다. 이 높이 범위에 수납 공간이 있으면 아이가 꺼내고 넣는 행위가 자연스러워집니다. 바닥에 있는 수납함도 아이가 접근하기 쉽지만, 바닥 수납은 거실 바닥을 정리할 때 방해가 됩니다.
수납함 크기는 크고 단순할수록 좋습니다. 세밀하게 분류된 작은 칸보다, 블록은 이 통, 인형은 저 통처럼 큰 분류로 나뉜 수납함이 아이에게 맞습니다. 바구니 타입의 패브릭 수납함은 물건을 던져 넣어도 소리가 나지 않고, 가득 차도 넣을 수 있으며, 인테리어 소품처럼 보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같은 소재와 컬러의 바구니로 통일하면 수납이 되어 있을 때도 거실이 정돈되어 보입니다.
분류는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단순하게 합니다. 만 5세 이하라면 블록, 자동차, 인형처럼 세 가지 정도의 분류가 적당합니다. 분류가 너무 세밀하면 아이가 어디에 넣어야 할지 판단하지 못하고 아무 곳에 던져 넣게 됩니다. 수납함에 그림이나 사진 라벨을 붙여두면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도 스스로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
| 수납이 놀이 공간 안에 있어야 아이가 스스로 정리하는 습관이 생깁니다. |
소재 선택 — 관리 부담을 결정하는 요소
아이 있는 거실에서 소재 선택은 미관보다 기능이 먼저입니다. 관리하기 어려운 소재를 선택하면 아이가 놀 때마다 신경이 쓰이고, 오염이 생길 때마다 스트레스가 됩니다.
소파 소재는 패브릭 중에서도 성능 패브릭을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마이크로화이버나 폴리에스터 계열의 성능 패브릭은 물과 음식 오염에 강하고 세척이 쉽습니다. 가죽 소파는 내구성이 좋고 오염 제거가 쉽지만 아이가 날카로운 물건으로 긁으면 손상이 눈에 띕니다. 천연 린넨이나 면 소재는 질감이 좋지만 오염에 약하고 세척이 번거로워서 아이 있는 거실에서는 관리 부담이 큽니다. 커버를 분리해서 세탁할 수 있는 소파를 선택하면 오염이 생겨도 세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러그 소재도 세척이 쉬운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폴리프로필렌이나 폴리에스터 소재의 러그는 오염에 강하고 물청소가 가능해서 아이 있는 거실에 적합합니다. 울 소재는 내구성이 좋지만 오염 처리가 까다롭습니다. 세탁기 세탁이 가능한 러그를 선택하면 오염 걱정이 줄어듭니다.
센터 테이블은 모서리가 둥글거나 부드러운 소재로 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유리나 날카로운 모서리의 금속 테이블은 아이가 뛰어다닐 때 부딪히면 위험합니다. 원목 소재의 둥근 모서리 테이블이나, 오토만 타입의 패브릭 센터 테이블이 아이 있는 거실에서 안전하고 실용적인 선택입니다. 오토만은 위에 앉을 수도 있고, 트레이를 올려 테이블로 쓸 수도 있으며, 내부 수납 공간이 있는 제품은 아이 물건을 넣어두는 데도 활용됩니다.
바닥재는 표면이 너무 미끄럽지 않은 것이 기본입니다. 광택이 높은 마루는 아이가 뛰어다닐 때 미끄럽습니다. 무광 마루나 표면 텍스처가 있는 바닥재가 아이 있는 거실에서 안전합니다. 아이 놀이 공간에는 바닥 충격을 흡수하는 놀이 매트를 깔면 낙상 시 충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두꺼운 폼 매트는 충격 흡수 성능이 좋지만 부피가 커서 사용하지 않을 때 보관이 불편합니다. 접이식이나 롤업 타입 매트는 필요할 때 펼치고 아닐 때 수납할 수 있어서 공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습니다.
가구 모서리와 안전 처리
아이 있는 거실에서 가구 모서리 안전 처리는 선택이 아닌 기본입니다.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가구 모서리에 부딪히는 사고가 빈번합니다.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실리콘 모서리 보호대는 가구 모서리에 붙여서 충격을 흡수합니다. 부착이 간단하고 제거도 쉽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접착력이 약해지거나 아이가 뜯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상태를 확인하고 교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구를 새로 선택할 기회가 있다면 처음부터 모서리가 둥근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모서리 처리가 된 가구는 보호대를 붙이지 않아도 되고, 인테리어 완성도도 높습니다.
TV 장 위에 TV가 놓여 있는 경우 TV 고정도 확인해야 합니다. 아이가 TV 장을 잡고 일어서거나 TV에 손을 대면 TV가 쓰러지는 사고가 생길 수 있습니다. 벽에 TV를 마운트하는 방식이 가장 안전하고, TV 장을 쓰는 경우에는 TV를 고정 스트랩으로 벽면에 연결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녁에 어른 공간으로 전환되는 거실 만들기
아이가 있는 거실이 낮에는 놀이 공간이지만, 아이가 잠든 뒤 저녁에는 부모가 쉬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이 전환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려면 장난감 정리가 빠르고 쉬워야 합니다.
장난감 정리가 10분 안에 완료될 수 있는 수납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수납함이 충분히 크고 접근하기 쉬운 위치에 있어야 합니다. 장난감을 세밀하게 분류해서 정리하는 것보다, 큰 바구니에 던져 넣는 것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수납 구조가 저녁 전환을 현실적으로 만듭니다. 완벽한 정리는 다음 날 아이와 함께 하는 것으로 미뤄도 됩니다.
조명이 전환의 역할을 합니다. 낮에는 밝은 전체 조명 아래 놀이 공간이 활기차게 운영되고, 저녁에는 간접조명이나 플로어 스탠드만 켜두면 공간의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장난감을 정리하고 조명을 바꾸는 것만으로 거실이 다른 공간처럼 느껴집니다. 부모가 쉬는 공간으로서의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소파 쿠션과 담요를 저녁에 정돈해두는 습관도 전환에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낮에 어지럽혀 놓은 쿠션을 다시 정돈하고, 담요를 개어두면 소파 공간이 어른의 휴식 공간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작은 정리 습관이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전환 신호가 됩니다.
성장에 따라 거실이 변화하는 방향
아이가 자라면서 거실에서 아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달라집니다. 이 변화를 미리 생각해두면 지금 설계한 구조가 나중에 어떻게 전환될지 계획할 수 있습니다.
유아기에 필요했던 바닥 매트와 놀이 러그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필요가 줄어듭니다. 이 시기가 되면 놀이 공간을 점차 아이 방으로 이동시키고, 거실은 공용 공간으로서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됩니다. 처음부터 모듈식 수납 가구를 사용했다면 아이 방으로 옮기거나 구성을 바꾸는 것이 수월합니다.
초등학생이 된 아이는 거실에서 숙제나 독서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시기에는 낮은 테이블이나 작은 책상을 거실 한쪽에 두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거실의 학습 공간은 완전히 분리된 공간보다 부모와 함께 있는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공간이 나중에는 어른의 홈 오피스 공간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설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며
아이와 함께 쓰는 거실은 어른 공간도 아이 공간도 아닌 두 공간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영역의 구획, 아이에게 맞는 수납 구조, 관리하기 쉬운 소재 선택이 함께 작동해야 합니다. 어느 하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거실 설계에서 완벽한 정돈을 목표로 하면 아이가 있는 한 항상 실패합니다. 정돈하기 쉬운 구조를 목표로 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아이가 스스로 정리하고, 10분 안에 정리가 끝나며, 저녁에는 어른 공간으로 전환되는 거실 — 이것이 현실적으로 만족스러운 아이 있는 거실의 기준입니다.
GentlemanVibe의 더 많은 글들을 만나 보세요.
- Feb 22, 2026
- Feb 22, 2026
- Feb 22, 2026
- Feb 22, 2026
- Feb 21, 2026
- Feb 21, 2026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GentlemanVibe입니다.



.webp)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