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집 주방소품 처음 살 때 후회하는 것

장바구니는 가득 찼는데 계량컵이 없는 이유

신혼집 주방을 채우다 보면 이상한 패턴이 생깁니다. 처음 며칠은 인터넷 장바구니에 담긴 물건이 계속 늘어나다가, 정작 요리를 시작한 첫 주에는 계량컵이 없어서 대충 감으로 밥을 짓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건 준비를 안 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열심히, 너무 많이 준비해서 방향이 엇나간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주방용품을 처음 사는 사람들이 자주 걸려드는 함정은 예쁜 것부터 산다는 데 있습니다. 인테리어 사진에서 본 특이한 모양의 팬, 한 번 쓸까 말까 한 특수 용도 조리도구, 세트로 팔길래 다 사버린 대형 냄비까지, 실제로 신혼집 부엌에 들여놓고 나면 절반은 싱크대 상부장 구석에서 먼지만 쌓이게 됩니다.

과하게 사게 되는 것들

가장 흔한 과소비 항목은 특수 용도 조리도구입니다. 에그포처, 감자 전용 필러, 파스타 전용 서버 같은 물건들은 매장에서 볼 때는 다 필요해 보이지만, 실제로 한 달에 한 번도 안 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큰 냄비 세트도 비슷합니다. 4인용, 6인용 냄비를 한꺼번에 세트로 사면 당장은 뿌듯한데, 신혼 초반 두 사람 살림에서는 중간 사이즈 냄비 한두 개면 대부분의 요리가 해결됩니다.

식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부터 6인 세트, 8인 세트로 넉넉하게 사는 경우가 많은데, 신혼집 주방 수납장은 생각보다 좁습니다. 접시와 볼을 과하게 쌓아두면 수납장 문이 안 닫히는 상황까지 벌어집니다. 두 사람이 매일 쓰는 개수, 그리고 손님이 왔을 때를 대비한 여유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정작 빠뜨리는 것들

반대로 꼭 필요한데 자주 빠뜨리는 물건들이 있습니다. 도마가 대표적입니다. 처음에는 대충 있는 걸로 쓰다가, 나무 도마와 플라스틱 도마를 용도별로 구분해야 한다는 걸 나중에야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량컵과 계량스푼도 빠지기 쉬운 항목입니다. 감으로 요리하는 게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레시피를 정확히 따라야 하는데, 이 도구들이 없으면 매번 애매한 상태로 요리하게 됩니다.

실리콘 주걱도 은근히 놓치는 물건입니다. 나무 주걱이나 금속 주걱만 있으면 코팅 팬을 쓸 때 표면이 긁히기 쉽고, 소스나 반죽을 깨끗하게 긁어내기도 어렵습니다. 뚜껑 있는 보관 용기 역시 신혼 초반에 과소평가되는 항목입니다. 밑반찬을 만들거나 장을 봐온 식재료를 정리할 때 뚜껑 있는 용기가 없으면 냉장고 안이 금방 뒤죽박죽됩니다.

IKEA 365플러스로 기준 잡기

이런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참고할 만한 기준이 IKEA 365+ 이케아 365플러스 시리즈입니다. 화이트 원형 접시와 볼, 스테인리스 냄비까지 이어지는 이 라인업은 디자인이 심플해서 어떤 식탁 스타일에도 크게 부딩치지 않고, 크기별로 겹쳐 보관하기 좋은 구조라 좁은 신혼집 수납장에서도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습니다.

이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오랜 기간 라인업이 유지된다는 점입니다. 처음에 기본 구성만 사두고, 살면서 필요한 만큼 접시나 볼을 하나씩 추가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세트로 한꺼번에 다 채우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접근하면 초반 지출도 줄고, 실제로 쓰는 만큼만 늘려가는 살림이 가능해집니다.

나중에 사도 되는 것과 지금 필요한 것 구분하기

결국 신혼집 주방 소품을 고르는 기준은 하나로 정리됩니다. 매주 쓸 것인지, 아니면 특정 요리를 할 때만 필요한 것인지를 먼저 구분하는 겁니다. 도마, 계량도구, 실리콘 주걱, 보관 용기처럼 거의 매일 손이 가는 물건은 처음부터 갖춰두는 게 맞습니다. 반면 특수 조리도구나 대용량 냄비처럼 특정 상황에서만 쓰는 물건은 실제로 그 요리를 하게 됐을 때 사는 게 훨씬 합리적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주방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면, 오히려 진짜 필요한 것들이 더 잘 보입니다. 두 사람의 요리 습관이 자리 잡기 전까지는 기본만 갖추고, 살아보면서 필요한 것을 하나씩 채워가는 방식이 신혼집 주방을 가장 효율적으로 완성하는 길입니다.



젠틀맨바이브의 다른 글들을 만나보세요:
함께 읽으면 좋은 글들을 추천 드립니다.



가꾸고 꾸미고
소리와 공간이 만나는 곳
새로 만든 나의 일상
[젠틀맨바이브 | 소리와 공간]
© GENTLEMANVIB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