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원이라는 말이 더 이상 타협을 뜻하지 않는 시대
데스크파이를 처음 구성할 때 가장 번거로운 부분 중 하나가 기기 간 연결이다. 스피커, DAC, 케이블, 전원 어댑터가 책상 위에 하나씩 늘어날수록 셋업은 복잡해지고 공간은 좁아진다. KEF LSX II는 그 번거로움을 단번에 해결하면서도 소리에 대한 기대를 낮추지 않는다. DAC, 앰프, 스트리밍 기능을 모두 내장한 올인원 무선 스피커이면서, 동시에 영국 하이파이 명가 KEF의 핵심 기술인 Uni-Q 드라이버를 탑재한 진지한 오디오 제품이다. 이 두 가지가 한 제품 안에 공존한다는 것이 LSX II를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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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Q 드라이버는 트위터를 우퍼의 음향 중심점에 정확히 배치해 점음원에 가까운 사운드를 구현한다. |
KEF는 1961년 영국 켄트에서 설립된 스피커 브랜드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BBC 모니터 스피커를 개발했고, 동축 드라이버 기술을 자체적으로 완성해 Uni-Q라는 이름으로 발전시켰다. LSX II는 그 기술적 계보 위에 현대적인 무선 연결성을 더한 제품으로, 데스크파이와 홈 오디오 양쪽 모두에서 유력한 선택지로 꼽힌다.
Uni-Q 드라이버: 점음원이 만드는 정위감
LSX II의 핵심은 Uni-Q 드라이버다. 일반적인 스피커는 우퍼와 트위터가 각기 다른 위치에 분리돼 있다. 이 구조에서는 두 드라이버에서 출발한 소리가 청취 위치에 도달하는 시간이 미세하게 다르고, 그 차이가 음상의 불일치를 만든다. Uni-Q는 트위터를 우퍼 콘의 음향 중심점, 즉 기하학적 중앙에 정확히 배치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 두 드라이버가 사실상 동일한 지점에서 소리를 방사하기 때문에 청취 위치와 관계없이 일관된 음상이 형성된다.
실제로 들어보면 이 차이가 분명하게 느껴진다. 스피커 정중앙이 아닌 약간 비껴선 위치에서도 음상이 흔들리지 않는다. 보컬이 두 스피커 사이 정확한 지점에 고정되고, 악기들이 무대 위 각자의 자리에 배치되는 느낌이 선명하다. 소형 스피커에서 이 수준의 정위감을 경험하기는 쉽지 않다.
올인원 구조의 실제 편의성
LSX II는 마스터 스피커 한 대에 모든 처리 회로가 집약돼 있고, 두 번째 스피커는 전용 케이블 또는 무선으로 마스터와 연결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마스터 스피커를 전원에 연결하고 앱을 통해 Wi-Fi 설정만 완료하면 즉시 재생이 가능하다. 별도 앰프도, 별도 DAC도 필요 없다.
지원하는 연결 방식은 폭넓다. Wi-Fi를 통한 스트리밍, 블루투스 5.0, 광학 디지털 입력, USB-B 입력, 3.5mm 아날로그 입력을 모두 지원한다. Spotify Connect, Apple AirPlay 2, Google Chromecast, Tidal Connect까지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직접 연동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이나 PC를 중계기로 쓸 필요 없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LSX II를 직접 재생 기기로 선택하면 된다. MQA 재생도 지원해 타이달 마스터 음질까지 끊김 없이 재생된다.
내장 DAC의 수준: 외장 DAC가 필요한가
LSX II에는 ESS Sabre DAC 칩이 내장돼 있으며 24bit/192kHz 하이레졸루션 재생을 지원한다. 이 스펙은 10~20만 원대 외장 DAC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다. 별도 DAC 없이도 하이레졸루션 파일을 충분한 품질로 재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USB-B 입력을 통해 PC와 직결할 경우, 고품질 외장 DAC를 통한 아날로그 입력과 비교하면 미세한 차이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음악에 집중하는 감상용 환경에서 극한의 해상도를 추구한다면 외장 DAC 추가를 고려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내장 DAC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오히려 Wi-Fi 스트리밍 경로를 사용할 때 디지털 신호 전달 품질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도 많다.
KEF Connect 앱과 DSP 튜닝
LSX II는 전용 KEF Connect 앱을 통해 EQ와 DSP 설정을 조정할 수 있다. 앱 내에서 베이스 및 트레블 조정, 위상 보정, 책상 배치 모드 등을 설정할 수 있어 공간 조건에 맞는 최적화가 가능하다. 특히 '데스크 모드' 설정은 스피커를 책상 위에 올려뒀을 때 생기는 저음 반사 증가를 자동으로 보정해주는 기능이다. 이 설정 하나만으로 저음의 뭉침 현상이 눈에 띄게 개선된다.
앱은 직관적이고 설정 항목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어 오디오 지식이 많지 않아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변경 사항이 실시간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소리를 들으면서 설정을 미세 조정하는 과정 자체가 어렵지 않다.
디자인과 소재: 공간을 완성하는 오브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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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비닛 측면을 감싸는 패브릭 마감은 음향적 기능과 인테리어 감각을 동시에 충족시킨다. |
LSX II의 외관은 오디오 장비라기보다 가구나 인테리어 오브젝트에 가깝다. 캐비닛 전면은 매트한 페인트 마감으로 처리됐고, 측면은 고급 패브릭으로 감싸져 있다. 이 패브릭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음향 흡수 기능도 함께 수행한다. 코발트 블루, 카본 블랙, 민트 그린, 페일 로즈 등 다양한 컬러 옵션이 있어 공간 분위기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높이는 약 26cm로 책상 위에 올려뒀을 때 모니터와 자연스럽게 균형을 이룬다. 지나치게 크지도, 작지도 않은 비례감이 데스크 셋업에 안정적으로 녹아든다. 단순히 소리를 내는 장치가 아니라 책상 위 공간의 분위기를 만드는 요소로 기능하는 스피커다.
어떤 환경에 가장 잘 어울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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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SX II 한 쌍만으로 책상과 공간 전체의 완성도가 달라진다. 올인원이라는 말이 이 제품 앞에서는 타협이 아니다. |
LSX II는 선이 최대한 없는 깔끔한 환경을 원하거나, 스트리밍 중심의 청취 패턴을 가진 사람에게 특히 잘 맞는다. 스마트폰에서 Spotify나 타이달을 틀면 바로 LSX II로 재생되고, PC 작업 중에는 USB로 연결해 사용하다가, 거실로 이동하면 Wi-Fi 스트리밍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가능하다. 하나의 스피커가 공간과 용도에 따라 유연하게 역할을 바꾼다.
다만 녹음 작업이나 정밀한 모니터링 목적이라면 LSX II보다는 전통적인 스튜디오 모니터가 더 적합하다. LSX II의 소리는 정확하지만 동시에 듣기 좋게 완성돼 있는 방향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것은 결함이 아니라 제품의 지향점이다. 매일 음악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이 방향성이 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LSX II, 데스크파이의 완성인가 출발점인가
KEF LSX II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덜어냄의 미학이 소리에서도 작동하는 제품이다. 케이블을 줄이고 기기를 줄이는 대신, 음악과 공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복잡한 오디오 시스템을 구성하고 싶지 않지만 소리에 대한 기대는 타협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LSX II는 지금 당장 추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택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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