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소리를 다시 깨우는 가장 영리한 방법
창고 한켠에서 발견한 부모님의 오래된 전축, 혹은 중고 마켓에서 데려온 70년대 빈티지 리시버. 외관은 아직 멀쩡하고 앰프 회로도 살아 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 하나 연결할 방법이 없어 그냥 인테리어 소품으로만 놓아두고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 기기들이 만들어진 시절에는 스마트폰도, 스트리밍 서비스도 없었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WiiM Mini 하나면 이 상황이 달라집니다. 5만 원대의 작은 스트리머가 수십 년 된 빈티지 오디오에 AirPlay 2와 Spotify Connect를 심어줍니다. 기기를 바꾸지 않아도 됩니다. 선 하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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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십 년의 시간을 담은 기기와 손바닥만 한 스트리머 하나. 이 조합이 공간의 이야기를 바꿉니다. |
빈티지 오디오의 현실적인 가치
1970~80년대 일본과 미국에서 생산된 빈티지 앰프와 리시버들은 현재 오디오파일 커뮤니티에서 상당한 재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제조사들은 부품 원가를 아끼지 않았고, 트랜스포머와 커패시터 품질에 공을 들였습니다. Marantz 2270, Pioneer SX-980, Sansui AU-717 같은 기기들이 오늘날에도 수리해서 쓸 만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출력 왜율이 낮고 전원부가 단단하게 설계된 이 앰프들은, 현대의 중급 인티앰프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구동력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입력 단자입니다. 이 기기들에는 포노 입력과 AUX 입력, 그리고 테이프 루프 정도가 전부입니다. CD 플레이어 연결도 AUX를 통해 했던 시절의 설계입니다. 디지털 광 입력도, USB도, 블루투스도 없습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서 음악을 틀어 이 앰프로 보내려면 별도의 장치가 필요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WiiM Mini가 등장합니다.
WiiM Mini: 이 가격에 이 완성도
WiiM Mini는 중국 오디오 스타트업 LinkPlay의 제품으로, 출시 이후 하이파이 커뮤니티에서 가성비 스트리머의 기준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크기는 성인 손바닥 절반 정도이며 무게도 가볍습니다. 전원은 USB-C로 공급받으며, 출력은 3.5mm 아날로그와 광 디지털(Toslink) 두 가지를 제공합니다. Wi-Fi는 2.4GHz와 5GHz 듀얼밴드를 지원해 일반 가정 환경에서 끊김 없이 안정적으로 동작합니다.
지원하는 스트리밍 프로토콜이 인상적입니다. AirPlay 2, Spotify Connect, Amazon Music, Tidal Connect, DLNA, Qobuz를 모두 지원합니다. 아이폰이든 안드로이드든 상관없이 스마트폰에서 음악 앱을 열고 재생 기기로 WiiM Mini를 선택하면 끝입니다. 전용 앱에서는 이퀄라이저와 입력 선택, 업샘플링 설정도 제공합니다. 국내 가격 기준 5만 원 초중반대에 이 기능이 들어 있다는 사실은, 처음 들으면 믿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상위 모델인 WiiM Pro는 아날로그 RCA 출력과 더 높은 DAC 스펙을 갖추고 있으며, WiiM Pro Plus는 별도의 고성능 DAC 칩셋을 탑재해 음질 측면에서 한 단계 더 올라갑니다. 빈티지 앰프를 복원하는 목적이라면 WiiM Mini로도 충분하지만, DAC 성능을 더 끌어올리고 싶다면 상위 모델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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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기기가 놓인 공간에 새로운 소리가 흐를 때, 그 공간은 다시 살아납니다. |
연결 방식 선택: AUX인가 RCA인가
빈티지 앰프와 WiiM Mini를 연결하는 방법은 앰프의 입력 단자 구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가장 간단한 경우는 앰프에 AUX 입력 단자가 있는 경우입니다. WiiM Mini의 3.5mm 출력에서 3.5mm-RCA 변환 케이블을 사용해 앰프 AUX 입력에 연결하면 됩니다. 이 케이블은 전자제품 매장이나 온라인에서 1만 원 이하로 구할 수 있습니다.
RCA 입력이 있는 앰프라면 3.5mm-RCA 스테레오 케이블을 써도 되고, 더 좋은 방법은 WiiM Pro처럼 RCA 출력을 직접 갖춘 모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케이블 변환 단계를 줄일수록 신호 경로가 단순해지고 잡음 유입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빈티지 앰프에 Tape Monitor 입력이 있다면 이 단자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Tape Monitor는 입력 신호를 앰프 볼륨 컨트롤을 거치지 않고 직접 받는 단자여서, 일부 기기에서 더 깨끗한 신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광 디지털 출력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별도의 외장 DAC를 앰프와 WiiM Mini 사이에 두고, WiiM Mini의 광 출력을 DAC로 받아 RCA로 앰프에 연결하는 구성입니다. 이 방식은 WiiM Mini 내장 DAC 대신 외장 DAC의 아날로그 회로를 거치므로 음질 측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빈티지 앰프의 앰프 회로는 살리되 디지털-아날로그 변환 품질을 따로 챙기고 싶은 분들에게 적합한 구성입니다.
설정과 첫 연결: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WiiM Mini 박스를 열면 본체와 USB-C 전원 케이블, 3.5mm 오디오 케이블이 들어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WiiM Home 앱을 설치하고 전원을 연결하면 앱이 자동으로 기기를 감지합니다. Wi-Fi 설정을 앱에서 마치고 나면 스트리밍 서비스 연결까지 5분 안에 완료됩니다.
앱 설정에서 몇 가지 확인할 사항이 있습니다. 출력 단자 선택에서 현재 연결한 방식(3.5mm 아날로그 또는 광 디지털)을 지정해야 합니다. 기본 설정이 3.5mm 아날로그인 경우가 많으므로, 광 출력을 쓴다면 반드시 변경해 주십시오. 볼륨 컨트롤 방식도 설정 가능한데, 앰프 볼륨 노브를 직접 쓰는 방식이라면 WiiM의 디지털 볼륨을 100%로 고정해두는 것이 신호 손실을 줄이는 데 유리합니다.
이퀄라이저 기능도 탑재되어 있습니다. 빈티지 앰프의 음색이 지나치게 어둡거나 중역이 과하게 느껴진다면 앱에서 EQ를 조정해 보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빈티지 기기 특유의 따뜻한 음색이 매력인 경우라면 EQ는 flat으로 두고 그 소리를 그대로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빈티지 오디오와 현대 스트리밍의 조화: 공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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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바닥 안에 들어오는 크기지만, 이 기기가 연결하는 세계는 생각보다 넓습니다. |
WiiM Mini가 연결된 빈티지 전축은 단순히 기능이 추가된 기기가 아닙니다. 그 공간 안에서 전혀 다른 의미를 갖기 시작합니다. 부모님 세대가 LP를 듣던 그 앰프에서 지금 Tidal의 무손실 파일이 흘러나올 때, 그 소리는 단순한 음악 재생 이상의 감각을 만들어냅니다. 시간이 다른 두 물건이 한 공간에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뉴트로 인테리어가 추구하는 감각 그 자체입니다.
월넛이나 티크 원목 마감의 빈티지 리시버는 그 자체로 인테리어 오브제입니다. 여기에 새하얀 WiiM Mini가 위에 살짝 올려져 있는 장면은,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하는 공간의 서사를 완성합니다. 오디오 기기를 인테리어 맥락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더 익숙해질수록, 이런 조합이 단순한 음질 추구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창고에 잠들어 있는 빈티지 전축이 있다면, 혹은 중고 마켓에서 상태 좋은 빈티지 리시버를 발견했다면, 5만 원짜리 스트리머 하나로 그 기기가 지금 이 순간의 음악을 들려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그 오래된 앰프 회로가 오늘의 스트리밍 음원을 구동할 때 들려주는 소리는, 새 기기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질감을 담고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공간 어딘가에 잠들어 있는 기기가 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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